가을 평양서 정상회담… 연내 종전선언·평화협정 체결 추진
일체의 적대행위 전면 중지 합의… 군사회담 수시 개최
개성에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 8·15 이산상봉 진행
트럼프 “한국전쟁 끝날 것”… 정전협정→평화협정 공개 지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분단의 상징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회담을 하고 완전한 한반도 비핵화 실현을 공동의 목표로 확인했다. 정전협정 체결 65주년을 맞아 올해 안에 종전선언을 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는 방안도 추진키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의 가을 평양 방문에도 합의해 정상회담 상설화도 첫발을 떼게 됐다.
두 정상은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3조 13항으로 이뤄진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 선언’을 공동 발표했다. 두 정상은 선언에서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렸음을 8000만 겨레와 전 세계에 엄숙히 천명한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은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재확인함과 동시에 올해 평화협정 체결을 추진키로 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공조 발판을 마련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남북은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하기로 했다”며 “정기적인 회담과 전화 통화를 통해 민족의 중대사를 수시로 논의하고 신뢰를 굳건히 하며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향한 좋은 흐름을 확대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올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하며, 공고한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회담 개최를 적극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번 선언을 통해 북측의 체제 안전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국제사회를 향한 남북 공동의 노력을 기울일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 구축 문제는 밀접하게 연관된 사안”이라며 “북·미 또는 남·북·미 정상회담 등에서 심도 있는 논의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은 아울러 지상과 해상, 공중을 비롯한 모든 공간에서 일체의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다음 달 장성급 군사회담을 여는 등 군사 당국자 회담을 수시 개최키로 했다. 다음 달 1일부터 군사분계선(MDL) 일대 상호 심리전도 모두 중단하고, 장비를 철수해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구축한다. 개성에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가 설치된다. 8·15 이산가족 상봉과 동해선·경의선 철도 연결에도 합의했다.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방남 답례로 평양을 방문키로 하면서 6개월여 만에 연내 두 번째 남북 정상회담이 개최될 전망이다. 판문점과 평양, 서울을 오가며 정상회담이 상시 개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앞서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오전 9시28분 판문점 MDL을 사이에 두고 처음 만났다. 이어 두 정상은 악수를 한 채 함께 MDL을 넘나들며 남측과 북측에서 각각 기념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사상 최초로 MDL을 넘어오는 순간 판문점은 분단의 상징이 아니라 평화의 상징이 됐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판문점 선언 발표 뒤 트위터에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급박했던 한 해가 지난 뒤 남북한 사이에 대화가 이뤄지고 있다”며 “좋은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시간이 (그 결과를) 말해줄 것”이라고 적었다. 또 “한국전쟁은 끝날 것”이라면서 “미국과 미국 국민들 모두는 한국에서 지금 일어나는 일에 매우 자랑스러워해야 한다”고 썼다. 이는 연내 종전을 선언하고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을 공개 지지한 것으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강준구 기자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eyes@kmib.co.kr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