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답방 놓고… 김정은 “비행기로” 文대통령 “철도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수차례 방북을 권했고, 문 대통령은 이를 수락했다. 다만 양 정상은 이동 수단에 대해서는 이견을 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정상회담을 마치고 문 대통령에게 “오늘 걸어와 보니 우리 도로라는 게 불편하다. 비행기로 오시면 제일 편안하시다”며 “이제 오시면 공항에서 영접 의식을 하면 잘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 정도는 또 닥쳐서 논의하는 맛도 있어야 한다”며 명확한 답을 피했다.

김 위원장은 회담 전 환담에서도 “문 대통령이 오시면 우리 교통이 불비(不備·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음)해서 불편을 드릴 거 같다”고 했다. 이어 “평창올림픽 갔다 온 분들이 말하는데 평창 고속열차가 좋다고 하더라. 남측의 이런 환경에 있다가 북에 오면 민망스러울 수 있겠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은 또 “우리도 준비해서 대통령이 오시면 편히 모실 수 있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북한 내 육상교통 체계가 미비하다는 점을 솔직히 밝히면서 문 대통령에게 방북 시 육로 대신 비행기 이용을 권유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은 평소 직접 경비행기를 조종하고, 북한 내 시찰에 항공편을 애용하는 등 비행기광으로 알려졌다.

다만 문 대통령은 “앞으로 북과 철도가 연결되면 남북 모두 고속철도를 이용할 수 있다”고 답했다. 항공로 대신 육로를 더 선호한다고 밝힌 것이다. 일각에선 문 대통령이 판문점 선언에 담긴 ‘남북 간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 연결’을 암시하고자 일부러 철도 얘기를 꺼냈다는 분석도 있다.

판문점 공동취재단,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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