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은 세계천식기구(GINA)가 지정한 천식의 날이다. GINA는 해마다 이날을 전후해 각국별로 천식예방 캠페인을 펼친다. 올해 주제는 ‘당신은 천식을 조절할 수 있다’이다. 천식이 고치지 못할 고질병은 아니며 적절한 치료를 통해 얼마든지 천식발작을 조절해 극복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천식은 소아청소년기에게 흔한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고령화 추세와 함께 노인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대한천식알레르기학회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인구의 천식 유병률은 약 12%로 조사돼 있다. 20∼30대에 비해 약 4배 높은 비율이다.
천식의 3대 증상은 호흡곤란과 천명(쌕쌕거리는 숨소리), 기침이다. 노인은 젊은 사람보다 천식 증상을 호소하는 비율이 낮은 편이다. 고령자의 경우 기침이 한 달 이상 오래 가거나 감기가 잘 낫지 않을 경우 일단 천식을 의심해봐야 한다. 천식을 방치하면 기도가 좁아지고 경련이 일어나 심각한 호흡곤란으로 생명이 위험해질 수 있다. 조기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노인천식은 소아천식과 발병양상이 다르다. 소아천식은 대부분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반려동물 털 등의 자극에 따른 아토피(알레르기) 반응으로 나타난다. 반면 노인천식은 알레르기 관련성이 소아에 비해 적은 대신 흡연, 대기오염, 노화에 따른 폐 기능 감소 등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최근 들어 우리나라에서 심각한 환경 문제로 떠오른 황사와 미세먼지도 노인천식을 유발하는 고위험인자로 꼽힌다.
천식은 고혈압, 당뇨와 같이 정기검진이 필수다. 주기적으로 폐활량을 측정하고 상태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게 해야 한다. 천식은 병원에 입원하지 않고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는 질환이다.
노인천식 환자들은 대개 고혈압 당뇨 등 다른 만성질환도 동반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흡입치료제 사용에 어려움을 겪는다. 심각한 천식 발작으로 응급실을 찾는 환자 3명 중 1명이 65세 이상 노인이라는 보고가 있을 정도다. 치료제 흡입기 사용법을 제대로 배워 천식 발작 시 사용하고 그래도 평소보다 숨쉬기가 힘든 경우 즉시 병원을 방문, 응급처치를 받도록 해야 한다.
병원에서 정확한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찾아 일상생활 중 피하는 노력도 중요하다. 특히 미세먼지, 황사 등이 심한 날엔 가급적 바깥활동을 자제하는 게 좋다. 부득이 외출을 해야 할 때는 꼭 마스크를 착용한다.
손경희 경희대병원 호흡기 알레르기 내과 교수
삽화=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