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가동? ‘설레는’ 개성공단


2년 전 “일방적 중단은 위헌” 163개 입주기업 헌소 결정 주목… 상반기는 어려울 듯
입주사 3곳 정부 상대 손배소 민사소송 판결 여부도 주목


남북 정상회담으로 개성공단 재가동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서 법정 다툼의 향방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헌법소원 심판과 손해배상 소송이 아직 진행 중이다.

개성공단이 폐쇄된 지 30일로 810일이 지났다. 박근혜정부는 2016년 2월 북한의 4차 핵실험에 대응해 개성공단에서 입주사 직원을 철수시켰다. 그해 5월 입주기업 163곳은 박근혜 당시 대통령과 통일부를 상대로 개성공단 전면 중단 결정의 위헌성을 따져 달라며 헌법소원을 냈다. 박근혜정부는 “정부부처 간 논의를 통해 이뤄진 고도의 정치적 결단이며 이해 당사자들을 설득하는 등 절차적 요건을 갖춰 위헌적 소지가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통일부 정책혁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박 전 대통령의 일방적 구두지시로 이뤄진 결정이었다”고 발표했다.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을 심리하고 있다. 당시 박근혜정부의 중단 조치가 위헌이었는지 사후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재개 여부와 별개로 선고를 내릴 수 있다. 만약 정부가 개성공단을 재가동하기로 결정한다면 굳이 과거 일에 대해 따져볼 필요가 없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다만 현재 헌법재판관 5인의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아 올 상반기에 결론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법도 관련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20부(부장판사 문혜정)는 입주사 3곳이 대한민국을 상대로 낸 2억4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심리 중이다. 이들은 지난해 4월 “전면 중단 결정은 관련 법령을 전혀 지키지 않은 위법행위”라며 “신뢰보호 원칙을 저버려 투자 기업들이 막대한 영업손실을 입었다”고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지난해 8월 첫 변론기일을 열고 지난 20일까지 총 5회의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쟁점은 헌재 심리와 비슷하다. 양측은 정부 결정을 고도의 통치행위로 인정할 수 있는지를 두고 법리 다툼을 벌여 왔다. 박근혜정부가 지급한 긴급 지원금을 반영해 손해액을 재산정하기도 했다.

개성에 남북연락사무소를 설치키로 한 남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해제 이후 공단을 재가동하기로 결정한다 해도 소송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당시 박근혜정부의 결정으로 발생한 손해를 배상하라고 낸 소송이기 때문이다. 현 정부가 타협책을 제시하는 등 사정 변경이 있을 수 있지만 소송 취하는 전적으로 입주사인 원고의 몫이다. 재판부는 오는 6월 1일 6회 변론기일을 열고 양측의 의견을 들을 예정이다.

이가현 기자 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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