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경제규모 300억 달러 추산… 우간다·예멘·잠비아 수준
무역 총액도 남한이 138배 앞서… 자동차 생산은 1057배 격차, 철광석·석탄 생산은 北이 월등
한은 “당장 도움 될 산업은 관광… 지하자원 개발은 먼 미래 얘기”
역사적 4·27 판문점 선언에도 불구하고 남북 경제협력의 큰 그림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유엔의 대북 경제제재와 미국의 독자제재를 의식한 결과다. 하지만 북·미 정상회담 등의 결과에 따라 남북경협 재개 논의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 단계에서 남북의 경제력은 비교 불가한 수준이다. 29일 한국은행이 국내 정보기관의 자료를 통해 추산한 북한의 명목 국민총소득(GNI)은 2016년 기준 36조4000억원 수준이다. 명목 GNI는 국가 경제규모를 파악하기 위해 이용하는 지표다. 영토 내에서 경제주체가 생산한 부가가치의 총합인 명목 국내총생산(GDP)에다 자국민이 해외서 벌어들인 소득을 합쳐 계산한다. 남한의 당시 명목 GNI는 1639조1000억원이었다. 남한 경제규모가 북한의 45배란 의미다. 한은은 북한 경제규모가 추정치여서 국제비교가 부적절하다고 강조한다. 그럼에도 300억 달러 규모로 환산해 보면 우간다 예멘 잠비아 등 최빈국들과 동급으로 보인다.
남한의 수출액은 4954억3000만 달러로 북한(28억2000만 달러)보다 175.7배 많다. 수출과 수입을 합친 무역 총액도 남한이 138.1배다.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에게 평양 초청 의사를 밝히며 ‘불비(不備) 불편(不便)한 수준’이라고 언급한 북한의 도로 사정은 총연장이 2만6176㎞로 남한(10만8780㎞)의 4분의 1이다. 자동차 생산량 차이 역시 두드러진다. 남한이 2016년 422만9000대를 생산해 북한(4000대)보다 1057.3배 격차를 보였다.
북한이 남한에 앞선 분야도 있다. 철광석 석탄 생산량 쪽이다. 북한의 철광석 생산량은 2016년 기준 524만9000t으로 남한보다 10배 많다. 석탄도 북한이 3106만t 생산해 남한 176만t보다 월등하다. 다만 자원소비 패턴이 다를 뿐이다. 한국의 원유 도입량은 10억7812만 배럴로 북한 390만 배럴과 276.4배 차이가 난다.
남북 협력으로 북한의 광물 등 지하자원 개발이 언급되지만 이는 먼 미래의 이야기이고 당장 남북한 GDP에 동시 도움이 될 분야는 관광 관련 산업이 꼽힌다. 한은 관계자는 “북한이 대외개방을 해도 체제보장이 조건이어서 당장의 대규모 자본투자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론 여행객이 늘며 북한 방문 외국인 관광객이 남한에도 들러 남북한 여행수지 개선에 일차적 도움을 줄 것”이라고 예측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