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오는 5일부터 평양 표준시를 서울 표준시에 맞추겠다고 30일 공표했다. 청와대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남북 시간 통일’ 제안을 발표한 지 하루 만이다. 김 위원장의 파격적인 스타일 덕에 3년 가까이 30분 차이가 나던 남과 북의 시간이 통일된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평양시간을 고침에 대하여’라는 정령(결정)을 통해 동경 135도를 기준자오선으로 하는 9경대시(현재 시간보다 30분 앞선 시간)로 평양시간을 고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새로운 평양시간은 5월 5일부터 적용된다”며 “내각과 기관들은 정령 집행을 위한 실무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은 2015년 8월 15일부터 평양 표준시를 써 왔다. 서울 시간보다 30분 늦은 동경 127도 30분을 기준으로 하는 시간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7일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 간 시간부터 먼저 통일하자”고 제안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 발언이었다. 옆에 있던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도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에게 “저도 여기서 처음 듣는 얘기”라고 말했다고 한다. 북한이 회담 이틀 만에 표준시 수정을 발표한 것은 김 위원장의 실행력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세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