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북·미 정상회담 개최 후보지로 판문점을 연거푸 언급하며 “비핵화 협상이 잘 풀리면 제3국보다는 판문점에서 회담을 여는 게 엄청난 기념(Great Celebration)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백악관에서 무함마두 부하리 나이지리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열린 공동 기자회견에서 북·미 회담의 판문점 개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전적으로 가능하다. 매우 흥미로운 생각이었고 그 방안에 대해 생각을 해봤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를 포함해 다양한 나라들을 살펴보고 있고, 판문점의 평화의집과 자유의집에서 개최하는 가능성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서도 “북·미 회담 장소로 판문점이 어떠냐”고 적었다. CNN방송은 이와 관련해 관련 정황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판문점에서 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판문점을 유력 후보지로 고려하게 된 것은 회담 과정에서 판문점 북측 지역을 방문할 수 있는 역사적인 기회라는 점 때문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회담이 임박했다는 점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회담을 치르면서 판문점에 이미 미디어 시설과 장비가 잘 갖춰져 있어 당장 이달 중에라도 북·미 회담 개최가 가능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남북 정상회담 대부분 과정이 생중계된 것을 좋아했다는 후문이다. 본인 역시 역사적인 장소에서 이런 생중계가 가능한 이벤트를 펼치고 싶어 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판문점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 회담이 잘 안 되면 언제든 회담장을 박차고 나오겠다’고 여러 차례 언급해온 점에 비춰서도 안성맞춤인 장소다. 판문점 남측 지역은 물론 북측 지역에서 회담을 해도 1분만 걸어 나오면 바로 회담장에서 벗어날 수 있다. 가령 평양에서 회담을 하다 중도에 그만둘 경우 도로와 공항 등을 거쳐 빠져나오는 데에만 수시간이 걸릴 수 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사진=이병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