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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건강과 성숙 모색… 42년간 함께 걸어”

박종구 목사가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월간목회 500호를 발행한 소회를 밝히고 있다.




월간목회가 500호를 발행했다. 1976년 9월호부터 지난 4월호까지 발행해 42년째다. 그동안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목회 정보와 자료를 목회자들에게 제공했다. ‘교회 밖에도 구원이 있는가’ ‘여성 안수 가능한가’ 등 교계의 다양한 이슈도 다뤘다.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 커피숍에서 만난 월간목회 발행인 박종구(77) 목사는 “목회 현장에서 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했고 한국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고 자부했다.

월간목회 창간 당시는 한국교회가 폭발적으로 성장할 때였다. 박 목사는 70년대 말부터 80년대 초까지 교회가 하루에 6개씩 세워졌다고 했다. 하지만 정보와 자료의 빈곤으로 목회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다. 박 목사는 월간지를 만들어 목회를 돕자고 생각했다.

박 목사는 총신대에 다닐 때부터 출판 등 문서선교에 재능을 보였다. 학술지 ‘목회핸드북’ 등을 만들었다. 졸업 후 문서선교에 집중했다. 이제까지 월간목회 외에도 시집 칼럼 전기 등 30여권을 썼다. 그는 “그중에 성경공부 교재인 ‘성경 정상 오르기’가 나름 역작인데, 제일 인기가 없었다”며 웃었다.

월간목회 첫 호는 6000부를 찍었다. 금세 다 나가 1만여 부를 더 찍었다. 그만큼 목회 정보와 자료가 절실할 때였다. 월간목회는 성장보다 성숙을 강조해 왔다. 한국교회가 모두 ‘성장’ ‘성장’할 때, ‘하면 된다 할 수 있다’고 할 때 “교회가 건강하려면 성숙해야 한다”는 캠페인을 벌였다. 또 성경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경을 구속사적인 관점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크로스웨이성경연구원을 세웠고, 성경공부 시리즈 6권을 만들었다. 33년간 세미나 100회를 열었다. 목회자 2만5000여명이 참석했다.

재정은 창간 때부터 적자였다. 그나마 크로스웨이 성경공부 시리즈가 인기를 얻어 월간목회의 버팀목이 됐다. 월간목회 산하 신망애출판사가 ‘사랑의 원자탄’ 등을 펴내 월간목회를 도왔다. 하지만 월간목회 원고료는 모두 지불했다고 강조했다. 원고료는 정신노동의 대가로 드리는 게 예의라고 했다.

실제는 경제적 어려움보다 필진 부족으로 힘들었다. “이전에는 필진 자체가 없었고 지금은 지식은 많고 변화는 큰데 여기에 어우러질 필자가 없어요. 목회자는 너무 바쁘고 신학자는 전공이란 동굴에 스스로 유배돼 있어요.” 그는 “인공지능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융합과 연결을 이해하고 인문학적 소양까지 갖춘 이가 극히 적다”고 안타까워했다.

박 목사는 “그동안 결호가 한 번도 없었다. 공론의 길을 걸어왔다”며 “모두 하나님의 은혜요, 많은 분들의 도움 덕분”이라고 감사했다. 목회자 서가에 월간목회가 꽂혀 있는 것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고 했다. 이제는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미디어를 꿈꾼다. 성서를 보고 듣고 만지며 생각할 수 있는 성서 체험관, 세계 교회 성장을 이끈 한국교회의 목회를 한눈에 볼 수 있는 목회 박물관을 세우고 싶다고 했다.

교계 원로로 한국교회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한국교회가 위기라고 하지만 이 위기가 오히려 알곡을 거두는 타작마당이 될 수 있다”고 답했다.

“교회사적으로 보면 보통 양적 팽창 이후 쇠퇴기가 옵니다. 한국교회가 현 상황을 지혜롭게 대처하면 세계를 리드할 수 있습니다. 그러려면 하나가 돼야 합니다. 나에서 우리에게로, 우리에게서 그리스도에게로 나아가야 합니다.” 박 목사는 “이것이 난해하고 불확실한 시대의 정답”이라고 했다.

글·사진=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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