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文특보에 2번째 ‘경고’… 美에 잘못된 신호 ‘경계’



문재인(얼굴) 대통령이 직접 주한미군 철수 논란 진화에 나섰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주한미군 주둔을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이 미국에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2일 오전 참모진과의 회의에서 “주한미군은 한·미동맹의 문제”라며 “평화협정 체결과는 아무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회의가 끝난 후 직접 문 특보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의 입장과 혼선이 빚어지지 않게 해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가 직접 문 특보에게 경고한 것은 지난해 6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당시 문 특보는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할 수 있다”고 발언해 한·미 관계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청와대는 북·미 정상회담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문 특보의 발언이 사실과 맞지 않을뿐더러 미국의 경계심을 자극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언론사 사장단과의 오찬 간담회에서 “북한은 주한미군 철수라든지 미국이 받아들일 수 없는 그런 조건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한·미동맹의 상징과도 같은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는 우려가 확산되면 보수진영의 대대적인 반발도 예상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나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도 주한미군의 국내 주둔이 지속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평화협정이라는 것은 남·북·미와 중국까지 포함하는 한반도 전체의 평화 정착을 위한 협정”이라며 “우리 정부의 입장은 중국과 일본 등 주변 강대국들의 군사적 긴장과 대치 속에 중재자로 역할을 하는 데에도 주한미군이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특보는 대선 기간 문 대통령의 외교안보정책 교사 역할을 해왔다. 때문에 문 특보의 발언은 외교가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6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축소 발언 역시 올해 실제 독수리훈련 등이 간소화되면서 현실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문 특보가 돌출 발언을 이어갈 경우 남북, 북·미, 남·북·미 연쇄 정상회담으로 한반도 데탕트를 이끌겠다는 문 대통령의 구상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도 청와대 내부에 팽배하다. 그동안 문 특보의 발언을 “학자적 입장에서의 개인적인 견해”라고 치부했던 청와대가 정면 반박에 나선 배경이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


 
트위터 페이스북 구글플러스
입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