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2020년 세계선수권 부산 유치… ‘지바 감동’ 이을까

1일 스웨덴 할름스타트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 총회에 참석한 세계탁구선수권대회 관계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박재민 부산 행정부시장, 현정화 렛츠런 감독, 유남규 삼성생명 감독, 유승민 IOC 선수위원. 대한탁구협회 제공


남북단일팀 구성 협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린다. 1991년 제41회 일본 지바 대회 여자단체전에서 단일팀으로 세계 정상에 오른 감동이 29년 만에 국내에서 재현될지 주목된다. 대한탁구협회는 이 대회에서의 단일팀 참가를 장기적으로 준비하는 것은 물론, 다음 달 북한에서 열리는 평양오픈에 사상 처음으로 우리 선수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국제탁구연맹(ITTF)은 1일 스웨덴 할름스타드에서 총회를 열고 부산을 2020년 제55회 세계탁구권선수권대회 단체전 개최지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개인전과 단체전을 병행하며 격년으로 열리던 세계탁구선수권대회는 2003년부터 단체전과 개인전 대회가 1년씩 번갈아가며 개최되고 있다. 단체전은 단식만 5경기가 열리며 5판3선승제로 치러진다. 개인전 대회는 남녀단식 남녀복식 혼합복식으로 총 5종목이 진행된다.

이번 개최지 선정에는 스포츠를 통해 평화를 모색하기로 한 남북정상회담 합의안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탁구협회는 오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남북이 단일팀으로 참가하는 방안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여세를 몰아 2020년 부산 대회,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도 탁구 단일팀이 꾸려질 가능성이 높다. 이유성 대한탁구협회 부회장은 “남북 탁구인들 모두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 함께 하겠다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탁구 대표팀은 다음 달 평양오픈에 참가하겠다는 의향을 전달할 것”이라고도 했다. 현재 스웨덴에서 세계탁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점을 활용,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이 토마스 바이케르트 ITTF 회장을 직접 만나 평양오픈 참가 의향을 전달키로 한 것이다.

대표팀이 평양오픈에 참가하려면 북한으로부터 초청장을 받고 정부의 방북 승인을 얻어야 한다. 탁구협회는 평양오픈 참가가 성사되면 7월 대전에서 진행되는 코리아오픈에도 북한을 초청할 계획이다.

탁구는 여러 종목 중 단일팀이 실질적 성과를 낼 가능성이 높은 종목으로 꼽힌다. 이 부회장은 “단일팀이 구성되면 전력이 ‘플러스’가 될 것”이라고 했다. 지바 대회 당시에도 남한의 현정화와 북한의 이분희가 주축을 이뤘던 단일팀은 여자단체전에서 중국을 누르고 우승을 차지하는 쾌거를 이룩했다.

아시안게임 단일팀 논의는 세부적인 수준으로 접어들었다. 탁구협회는 스웨덴에서 경기력향상위원회 회의를 열고 선수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출전 엔트리 확대 문제를 의논키로 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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