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스 모드’ RYU, 또 부상 악몽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3일(한국시간) 열린 미국프로야구(MLB)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공을 던지고 있다. AP뉴시스
 
류현진이 2회 사타구니 통증을 느낀 뒤 데이브 로버츠 감독, 팀 트레이너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 AP뉴시스


2016년에도 같은 부위에서 통증 류 “2016년 때보다 좋지 않은 듯”
인대 손상 땐 2개월 이상 쉬어야 시즌 4승 도전 등판도 기약 못해


부상 후유증을 털고 순항 중이던 미국프로야구(MLB) LA 다저스의 류현진이 갑작스러운 사타구니 통증으로 경기 중 자진 강판했다. 류현진은 부상자명단(DL)에 올라 당분간 재활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승을 거둔 류현진은 다저스의 ‘4월의 선수’로 선정될 정도로 시즌 출발이 좋은 상황이었다.

류현진은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2회말 투구 중 사타구니에 통증을 느껴 마운드를 내려갔다. 류현진은 데빈 마레로를 상대로 제2구를 던진 직후 인상을 찌푸리며 마운드를 벗어나 몇 걸음을 걸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과 트레이너가 급히 올라왔고, 류현진은 스트레칭을 해 보다 고개를 가로저었다.

다저스가 공식 발표한 류현진의 부상은 왼쪽 사타구니 염좌였다. 부상 상태는 가벼워 보이지 않는다. 류현진은 강판 뒤 ESPN과의 인터뷰에서 “느낌이 좋지 않다”며 “아마 마지막 공을 던질 때 부상이 온 듯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지난번 사타구니 부상 때보다 더 좋지 않은 것 같다”고도 했다. 류현진은 어깨수술 이듬해인 2016년 사타구니 통증 때문에 1개월 남짓 복귀가 미뤄진 적이 있다.

류현진이 정확히 얼마나 재활 기간을 거쳐야 하는지는 결정되지 않았다. 다저스는 류현진이 4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하기로 했고, 진단 내용을 토대로 DL 등재 여부를 밝히겠다고 했다. 만일 인대 손상과 연관된 부상이라면 2개월 넘게 쉬어야 할 수도 있다.

류현진은 축족인 왼쪽 다리를 기반으로 강하게 전진하는 투구폼을 갖고 있다. 강한 공을 던지려는 과정에서 축족에 무리한 힘이 실렸거나, 하체 근육이 약해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류현진의 경기를 지켜본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고문은 “투구 시 앞다리(오른쪽 다리)를 끌고 나갈 때 버티는 쪽(왼쪽 다리)을 다친 것”이라며 “그 부분이 좀 약해진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김 고문은 “류현진의 팔 동작이 올 들어 좋아졌는데 하체를 다쳐 안타깝다”며 “아마 본인 스스로도 왜 다쳤는지는 알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 고문은 “휴식을 취하면 통증이 없어지겠지만, 부상이 재발하는 부위라서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류현진은 올 시즌 클레이튼 커쇼가 주춤한 가운데 다저스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평가받아 왔다. 이날도 강판 전까지 ‘천적’ 폴 골드슈미트를 삼진으로 잡는 등 1⅓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잘 던지고 있었다. 평균자책점은 2.12로 낮아졌지만 시즌 4승 도전은 기약 없이 미루게 됐다.

류현진의 부상으로 팀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다저스에서는 타선을 이끌던 저스틴 터너, 코리 시거, 야시엘 푸이그가 이미 크고 작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상태다.

로버츠 감독은 “트레이너들의 말을 들어 보니, 부상이 꽤 심한 편”이라고 했다. 그는 “류현진은 훌륭하게 시즌을 출발했었다”며 “큰 손실이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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