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를 내 몸의 일부라고 생각하세요. 부정할수록 나만 괴롭습니다.” 우정이비인후과의원 김우정 원장은 “알레르기 비염은 환자 본인이 다듬어가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 물질에 접촉하면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증상을 야기하는 대표적인 알레르기 질환이다. 코 안으로 자극적인 미세물질이 들어왔을 때 코 점막이 일반적 인체반응보다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이 특징이다.
알레르기 비염은 크게 꽃가루가 날리는 봄·가을에 극성을 부리는 계절성 비염과 계절과 상관없이 시도 때도 없이 나타나는 통년성 비염으로 나뉜다. 계절성 비염은 주로 풀, 나무 등에서 나오는 꽃가루가 원인이며 통년성 비염은 집먼지 진드기, 곰팡이, 동물 털, 바퀴벌레 등 환경적인 이유로 나타난다.
김 원장에 따르면 우리나라 인구의 20∼25% 정도가 알레르기 비염을 가지고 있다. 또 알레르기 비염 환자의 80%는 계절과 상관없이 비염이 지속되는 통년성 비염에 속한다. 김 원장은 “계절성 비염이 많은 미국, 일본과 달리 우리나라에는 통년성 비염이 많다. 환경과 체질, 유전적 특성 등으로 추정된다”며 “어머니와 아버지 중 한명에게 알레르기 비염이 있을 경우 자녀가 알레르기 비염을 가질 확률은 약 50%로 높다”고 설명했다.
알레르기 비염을 완치하는 치료방법은 아직 없다. 그렇다고 방치하면 두통, 집중력 저하 는 물론 축농증이나 비용(코 폴립), 얼굴모양 변형 등 부작용으로 발전할 수 있다. 항히스타민제, 뿌리는 국소스테로이드제를 사용해 증상을 완화시켜주는 것이 좋다. 가장 좋은 방법은 되도록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 접촉을 피하는 것이다. 이는 손목이나 등에 직접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등 을 떨어뜨려서 반응을 살피는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등 알레르기 물질을 완전히 차단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김 원장은 ‘일상 속 관리’를 강조한다. 꽃구경을 갈 때에는 답답하더라도 마스크를 사용하고, 침구류는 되도록 자주 세탁하는 등 알레르기를 염두에 두고 생활하는 것이다. 비염 증상이 나타나면 항히스타민제, 뿌리는 스테로이드제 등을 적극 활용하면 된다. 또 알레르기 비염과 축농증이 함께 있을 경우에는 식염수로 코 세척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다만 알레르기 비염만 있는 환자에게는 식염수 세척이 오히려 자극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김 원장은 “코 점막이 민감한 알레르기 비염 환자는 자극적인 코 세척 때문에 증상이 오히려 심해질 수 있다. 코세척을 한다면 37∼40℃ 정도의 미지근한 온도로 무리한 압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김 원장은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알레르기 비염이 증가하는 추세다. 어디에 살더라도 알레르기를 아예 피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 떼어내려 할수록 괴롭기만 하다. 알레르기를 내 친구라고 생각하고, 각자의 생활에 맞게 치료제를 사용한다면 크게 힘들지 않은 수준으로 관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미옥 쿠키뉴스 기자 romeok@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