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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의 달, 온 가족이 꽃바람 맞으러 가요

철쭉이 피어난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육림호.
 
강원도 홍천 공작산 수타사 생태숲 입구.
 
남한강을 따라 만들어진 충북 단양 잔도.
 
전남 곡성 증기기관차 승강장.
 
경남 고성의 유채꽃밭과 티라노사우르스 조형물(위 사진). 경기도 용인 민속촌.


한국관광공사는 ‘가족이 함께하는 여행’을 주제로 가정의 달 5월에 온 가족이 함께 봄나들이 하기 좋은 ‘추천 가볼만한 곳’을 선정했다. 경기도 포천 국립수목원, 강원도 홍천 수타사 산소길, 충북 단양 남한강 잔도, 전남 곡성 섬진강기차마을, 경남 고성 당항포 공룡테마파크, 경기도 용인 한국민속촌 등 6개 지역이 포함됐다.

마음을 사로잡는 초록 숲, 국립수목원

5월에 가장 빛나는 숲이 있다.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간 사람은 없다는 국립수목원이다. 500년 넘게 지켜온 초록 숲이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고, 이름도 정겨운 들꽃이 눈을 떼지 못할 만큼 고혹적이다. 피톤치드 가득한 전나무 숲을 걷고, 식물과 꽃 6000여 종이 피어나는 전문 식물원까지 돌아보면 묵직하던 몸과 마음이 5월의 꽃바람처럼 나긋나긋해진다. 국립수목원 주변에는 가족과 즐거운 한때를 보낼 만한 장소가 수두룩하다. 아프리카로 예술 여행을 떠나는 아프리카예술박물관, 거친 채석장이 아기자기한 문화 예술 공간으로 변신한 포천아트밸리, 달콤한 한과를 직접 만들어보는 한가원 등 자연과 체험을 고루 갖춘 장소가 많다.

피톤치드 느끼는 수타사 산소길

제주올레와 지리산둘레길에 전혀 뒤지지 않는 명품 걷기 길이다. 전체 길이 3.8㎞로 천천히 걸어도 한 시간 반이면 충분하다. 공작산 생태숲 교육관에서 시작해 수타사, 공작산 생태숲, 귕소 출렁다리, 용담을 거쳐 공작산 생태숲 교육관으로 돌아온다. 수타사계곡을 따라 40분쯤 걷다 보면 최고 절경인 귕소에 닿는다. 통나무를 파서 만든 여물통처럼 생겨서 붙은 이름이다. 귕소에서 조금 더 가면 나오는 출렁다리가 반환점 역할을 한다. 출렁다리를 건너 다시 수타사 방면으로 내려간다. 출출한 배는 홍천 화로구이로 채우자. 고추장 양념으로 버무린 삼겹살을 참나무 숯불에 구워 먹는 홍천의 대표 먹거리다. 홍총떡(홍천메밀총떡)도 구수한 맛을 자랑한다. 푸른 자연을 만끽하고 싶다면 삼봉자연휴양림으로 가자. 휴양림 안에 자리한 삼봉약수는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강 위 절벽 따라 아슬아슬, 단양 잔도

남한강 절벽 사이에 한 줄기 자줏빛 길이 선명하다. 벼랑 따라 들어선 단양 잔도는 지난해 새롭게 단장해 일반에 공개됐다. 잔도(棧道)는 벼랑에 선반처럼 매단 길로, 단양 잔도는 상진철교 아래부터 만천하스카이워크 초입까지 1.2㎞가량 이어진다. 수면 위 높이 약 20m에 폭 2m 길로, 한쪽은 깎아지른 절벽이고 반대편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강물이다. 수려한 남한강 풍류에 아슬아슬함을 더한다. 느림보강물길에 속하는 단양 잔도는 만학천봉 절벽 아래 조명과 음악이 곁들여진 산책로로 사랑받는다. 잔도에서 단양 읍내까지 호젓한 강변 꽃길도 이어진다. 남한강을 조망하는 만천하스카이워크, 민물고기 생태관인 다누리아쿠아리움, 마늘 음식으로 유명한 단양구경시장, 단양팔경 가운데 으뜸인 도담삼봉 등을 함께 둘러보면 좋다.

강물 따라 칙칙폭폭 섬진강기차마을

이름처럼 온통 기차로 가득하다. 증기기관차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다니고, 오래된 철도 위로 레일바이크가 느릿느릿 움직인다. ‘시원한 역’ ‘개운한 역’이라는 이름이 붙은 화장실도, 놀이터 건물도, 가로등도 모두 기차로 장식됐다. 섬진강기차마을은 옛 곡성역사(등록문화재 122호)와 폐선된 전라선 일부 구간을 활용해 꾸민 기차 테마파크다. 2015년 열린관광지로 선정된 곳 중 하나다. 곡성세계장미축제가 열리는 장미공원, 놀이 시설 드림랜드, 도깨비를 테마로 꾸민 요술랜드, 기차의 역사와 문화를 체험하는 치치뿌뿌놀이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동물농장 등 즐길 거리가 가득하다. 섬진강기차마을의 자랑은 증기기관차와 섬진강레일바이크다. 섬진강이 그림같이 흐르는 구간을 증기기관차로 달리고, 레일바이크 페달을 힘차게 밟으며 지나갈 수 있다.

한국의 쥐라기공원, 공룡테마파크

백악기에 산 공룡의 흔적이 많고, 2006년부터 경남고성공룡세계엑스포가 열린 ‘한국의 쥐라기공원’이다. 회화면 바닷가에 위치한 당항포관광지는 엑스포가 열린 공간이고, 2016년 열린관광지로 선정됐다. 100여 개 공룡 모형, 4D·5D 영상 체험, 홀로그램 등 공룡시대로 돌아간 듯 체험과 전시를 즐길 수 있다. 당항포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에서 유일하게 두 차례 승리한 해전의 격전지여서 장군의 위상을 느끼게 해준다. 고성군에는 공룡 발자국 화석이 5000여 개 있는데, 바닷가뿐 아니라 산과 계곡 등 다양한 지형에 남아 신비로움을 더한다. 상족암군립공원을 비롯해 옥천사계곡에도 공룡 발자국 화석이 있다.

흥미진진 가족 여행, 한국민속촌

할아버지부터 손자까지 가족이 흥미진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생동감 넘치는 농악을 즐기고, 조선 시대 캐릭터들의 돌발 퍼포먼스에 참여하다 보면 한바탕 웃음꽃이 핀다. 한국민속촌은 외국인 친구와 여행하기도 좋다. 한국 문화의 멋과 살아 있는 캐릭터가 주는 재미, 맛깔스러운 토속 음식을 한자리에서 만난다. 아이들에게 우리 문화와 역사를 알려주기에 맞춤인 심곡서원과 한국등잔박물관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여행의 마무리는 이국적인 보정동카페거리가 어떨까. 앙증맞은 인테리어에 눈이 즐겁고, 맛있는 음식에 입이 만족스럽다.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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