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합류 선택한 박지성 “한국 축구 도움 고민해 와”
족집게 예측 KBS 이영표 편안한 해설 MBC 안정환 3사 스타일 비교도 묘미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를 이뤄낸 한국 축구 영웅들이 다음 달 열리는 러시아월드컵에서 해설위원으로 만나 입심 대결을 펼친다.

대한축구협회 유스전략본부장을 맡아 한국 축구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는 ‘영원한 캡틴’ 박지성이 9일 SBS 해설위원으로 합류했다. 이로써 박 위원은 안정환 MBC 해설위원, 이영표 KBS 해설위원 등 한일월드컵 4강의 주역들과 함께 축구공이 아닌 마이크로 뜨거운 경쟁을 하게 됐다.

박 위원은 “해설에 대한 제안을 오래전부터 받아 왔고, 행정가로서의 장래와 한국 축구에 도움이 되는 방안을 고민해 왔다”며 “축구를 다양한 방식으로 경험하는 것도 시야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응하게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현역 시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한국 축구 대표팀에서의 활약으로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그가 어떤 스타일의 해설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특히 SBS 스포츠 캐스터로 활동 중인 배성재 아나운서와 선보일 호흡도 큰 관심사 중 하나로 떠올랐다.

방송 3사 해설위원들의 스타일 차이를 비교해보는 것은 러시아월드컵을 지켜보는 축구팬들의 또 다른 묘미가 될 전망이다. 이 위원은 철저한 분석을 바탕으로 한 정확한 경기 예측을 선보여 큰 사랑을 받아 왔다. 2010 남아공월드컵 당시 독일 축구 국가대표팀의 승패 여부를 맞혀 유명세를 탄 ‘점쟁이 문어’에 빗댄 ‘인간 문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 위원은 경기의 맥을 짚는 족집게 해설을 앞세워 박 위원과 경쟁을 펼칠 예정이다.

안 위원은 마치 동네에 사는 형과 함께 안방에서 축구를 보는 듯한 편안한 해설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특유의 유머감각에 여러 예능 프로그램 출연 경험까지 갖춰 평소 축구를 잘 모르는 시청자가 이해할 수 있도록 쉽고 친숙한 용어를 사용해 해설하는 것이 특징이다. 안 위원은 다소 정제되지 않은 독특하고 재밌는 발언으로 ‘어록 제조기’라는 별명을 얻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