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야구(MLB)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마무리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가 9일(한국시간) 폭행 혐의로 체포돼 전력에서 이탈했다. 오승환(사진)의 마무리 보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MLB 사무국은 오수나를 행정 휴직 처분했다고 밝혔다. 토론토 구단은 오수나를 25인 로스터에서 제외하며 “오수나의 행동은 우리 구단의 가치와 상반된 것”이라고 발표했다. 현지 언론은 경찰 관계자를 인용해 오수나가 여자친구를 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전했다.
무죄 추정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오수나가 쉽게 복귀할 것이라는 전망은 크지 않다. 토론토 ‘더 스타’는 “오수나의 고소 사건 여파는 시즌 막판까지 이어질 것”이라며 “여성에게 잘못을 저지른 남성을 끌어내리는 ‘미투’ 분위기 속에서 오수나를 위한 여론은 크지 않다”고 썼다.
토론토는 오수나가 빠진 자리에 누굴 기용할 것인지 선명히 밝히지 않았다. 토론토에는 라이언 테페라, 타일러 클리퍼드, 존 액스포드 등의 준수한 구원 투수들이 있다. 하지만 이 가운데 유력한 마무리 후보로 언급되는 선수는 오승환이다.
CBS스포츠는 “최근 마무리 경험이 있는 오승환을 마무리로 쓰는 것이 ‘논리적인 베팅’이다”고 했다.
오승환은 2016년 MLB 진출 이후 원 소속팀이던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서 마무리 투수로 활약한 바 있다. 세인트루이스의 간판 마무리 트레버 로젠탈이 주춤하며 ‘블로젠탈(블론세이브와 로젠탈의 합성어)’이라는 비아냥을 받을 때 오승환이 힘을 냈었다. MLB 154경기에서 챙긴 세이브가 40개다.
오승환은 올 시즌 15⅓이닝을 던지며 1.76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 있다. 특유의 ‘돌직구’ 평균구속은 올 시즌 시속 91.3마일(146.9㎞)로 측정되고 있다. 지난해의 92.9마일(149.5㎞)보다 떨어진 수치다. 하지만 9이닝 당 탈삼진은 지난해 8.19개에서 올해 8.80개로 높아졌다. 9이닝 당 볼넷 역시 지난해 2.28개에서 올해 1.76개로 끌어내렸다. 제구력을 되찾고 커브,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진 효과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