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손흥민, 소속팀서 주춤… “대표팀 오면 다를 것”



한국 축구 대표팀의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두 선수는 기성용(29·스완지시티)과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이다. 대표팀에서 기성용은 ‘엔진’이며, 손흥민은 ‘주포’다. 둘이 없으면 대표팀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승점 자판기’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둘이 최근 지친 기색을 보이며 주춤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의 경기력은 소속팀의 경기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기성용과 손흥민은 대표팀에 소집되면 달라진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을까.

기성용은 9일(한국시간) 영국 스완지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7라운드 사우샘프턴과의 홈경기에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하지만 스완지시티의 0대 1 패배를 막지 못했다. 8경기 연속 무승(3무 5패)을 기록한 스완지시티는 8승 9무 20패(승점 33)로 강등권인 18위에 머물렀다.

기성용은 스완지시티의 강등을 막기 위해 몸을 사리지 않고 뛰었다. 전반 20분엔 거친 태클로 상대의 역습을 차단하다 경고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마음만 앞섰을 뿐 체력이 따라 주지 않는 모습이었다. 기성용은 후스코어드닷컴 평점에서 비교적 낮은 6.5점을 기록했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강등 위기에 몰린 스완지시티는 사기가 꺾여 있다”며 “기성용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혼자 힘으로 현 상황을 타개할 수는 없다. 팀 분위기가 좋지 않으니 기성용도 평소 기량을 펼쳐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기성용은 19세이던 2008년 9월 5일 요르단과의 평가전을 통해 A매치에 데뷔했으며, 월드컵을 두 번(2010·2014) 경험했다. A매치 한 경기에만 더 출전하면 센추리클럽(A매치 100경기 출장)에 가입하게 된다. 그는 러시아월드컵에서 상대할 스웨덴과 멕시코, 독일 선수들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 EPL에서 활약하며 이들과 직접 상대해 봤기 때문이다.

손흥민도 체력 문제로 힘겨워하고 있다. 이번 시즌 18골 10도움을 기록하며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최근 8경기 연속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토트넘의 선수층이 얇아 손흥민은 이번 시즌 EPL과 FA컵,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EFL컵에서 51경기나 소화했다. 손흥민의 약점은 기복이 심하다는 것인데, 이는 체력과 관련이 있다. 체력이 좋을 때엔 골을 몰아치지만 체력이 떨어지면 슬럼프에 빠지면서 골을 넣지 못한다.

한 위원은 “현재 EPL에서 치열한 순위 싸움을 벌이고 있는 토트넘(4위)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경기력은 이번 시즌 들어 최악이다”며 “손흥민의 무득점은 토트넘의 부진한 경기력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기성용과 손흥민의 경우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다르다”며 “두 선수가 대표팀에 오면 회복 훈련을 잘 시켜야 한다. 그러면 기량과 컨디션을 회복할 수 있을 전망이다”고 덧붙였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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