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염기훈(35·수원 삼성)이 쓰러졌다. 갈비뼈를 다쳐 4주 진단을 받았다.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은 왼쪽 발목이 성치 않다.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 명단 발표(14일)가 임박한 시점에 태극전사들의 부상이 잇따라 신태용 감독은 고민에 빠졌다.
염기훈은 지난 9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울산 현대와의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1차전(울산 1대 0 승)에서 갈비뼈 부상을 당했다. 후반 31분 울산 리차드에게 태클을 당해 쓰러진 염기훈은 들것에 실려 나와 병원으로 이송됐다. 진단 결과 오른쪽 4번째 갈비뼈에 골절이 생겼고, 회복에 4주가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염기훈은 지난해 8월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 부임한 이후 꾸준히 발탁된 측면 공격자원이다. 하지만 이번 부상으로 러시아월드컵 최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대표팀에 권창훈(24·디종)과 이재성(26·전북 현대) 외에 측면 공격자원이 없기 때문에 이청용(30·크리스털 팰리스)이 대체 발탁될 가능성이 있다.
손흥민은 10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2018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37라운드 홈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후반 5분 손흥민은 해리 케인의 결승골을 도와 토트넘의 1대 0 승리에 힘을 보탰다. 시즌 11호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은 18골을 더해 자신의 한 시즌 최다인 29번째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토트넘은 이날 승리로 승점 74점(22승8무7패)으로 3위를 사수하며 다음 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진출권을 획득했다.
하지만 손흥민은 마냥 기뻐하지 못했다. 왼쪽 발목이 여전히 부어 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지난 4월 2일 치른 첼시와의 EPL 32라운드에서 왼쪽 발목을 다쳤다. 그는 뉴캐슬전이 끝난 뒤 한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진통제를 먹어 가며 경기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2일엔 대표팀의 주전 중앙 수비수 김민재(22·전북 현대)가 대구 FC와의 경기에서 오른쪽 정강이 비골에 금이 가는 부상을 당했다. 4∼6주 진단을 받은 김민재는 대표팀 소집이 예정된 21일까지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무릎 부상을 당했던 김진수(26·전북)는 막바지 재활을 하고 있다. 다행히 홍정호(29·전북)는 햄스트링 부상에서 회복해 오는 12일 열리는 포항전에서 복귀한다.
힘겨운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국내파 태극전사들의 체력 저하도 대표팀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국내파 태극전사가 가장 많은 전북은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지난 8일 부리람과의 ACL 16강 1차전(2대 3 패)을 치른 데 이어 포항전(12일), 부리람과의 ACL 2차전(15일), 서울전(20일)을 앞두고 있다. 전북 관계자는 10일 “강행군으로 힘겨워하는 국가대표 선수들을 배려해 주고 싶지만 팀 사정이 여의치 않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체력이 떨어진 가운데 무리하게 출장하면 부상 위험이 높아진다. 또 녹초가 된 상태로 대표팀에 합류하면 훈련에 차질을 빚게 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시즌이 끝나 가는 유럽파와 한창 시즌이 진행 중인 국내파의 몸 상태는 다르다. 또 전북처럼 ACL에 참가한 팀들의 국내파는 그렇지 않은 국내파보다 체력 소모가 더 크다”며 “대표팀이 소집되면 각 선수에게 맞는 회복훈련을 실시해 하루빨리 팀 컨디션을 하나로 맞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