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평양 아닌 싱가포르 낙점… 편의시설·중립지역 고려



싱가포르가 북·미 정상회담 장소로 결정된 것은 한반도가 아닌 중립지대에 있으면서 숙박시설과 편의시설이 잘 갖춰진 깨끗한 도시인 점이 고려된 것으로 분석된다.

싱가포르는 북·미 모두 대사관을 갖고 있어 과거에도 양측의 접촉 장소로 몇 차례 활용됐었다. 유럽에서 가장 중립적인 곳이 스위스라면 동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그런 나라로 꼽힌다.

만일 정상회담이 당일치기가 아닌 1박2일 정도로 연장될 경우 싱가포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을 최고급 호텔이 많고 치안이 좋다는 것도 이점이다. 아울러 대규모 국제 행사를 많이 해온 곳이어서 미디어센터를 마련하거나 회담 지원 시설을 설치하기도 좋다.

싱가포르는 평양에서 비행기로 6∼7시간이면 닿을 수 있어 김 위원장의 전용기인 참매 1호가 중간급유를 하지 않고 논스톱으로 이동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옛 소련 시절 제작된 일류신(IL)-62M을 개조한 참매 1호는 4개의 엔진을 장착했으며 비행거리가 1만㎞에 달해 평양에서 5000㎞ 떨어진 싱가포르까지 충분히 비행할 수 있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탈 참매 1호 외에 전용차를 실을 전용기 한 대를 추가로 띄울 것으로 예상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7∼8일 중국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을 방문했을 당시 활주로에서 참매 1호와 함께 고려항공 소속 안토노프(AN)-148이 포착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다롄에서 남북 정상회담 때 탔던 벤츠 풀만 가드 리무진 대신 마이바흐를 이용했다. 항공기 수송을 고려해 길이가 비교적 짧은 차량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한때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을 전격 방문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았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 내부에서는 평양 회담을 반대하는 기류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평양에서 김 위원장을 만날 경우 불량국가로 낙인찍은 북한을 정상국가로 예우해주는 효과가 발생하는데, 회담이 결렬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안을 정치적 부담이 크다는 것이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이상헌 기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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