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스트레이디 만남 주목… ‘핵협상만큼 스포트라이트’ 동행 여부는 아직 미정
김여정·이방카 조우도 관심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최종 확정되면서 양측 퍼스트레이디의 만남이 함께 성사될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북·중, 남북 정상회담에 부인 이설주 여사를 대동하는 등 선대와 달리 ‘영부인 외교’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북·미 퍼스트레이디가 한자리에 있는 모습만으로도 북한은 정상국가로서의 면모를 과시할 수 있다. 또 최고지도자의 혈육으로 정무에 관여하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보좌관의 만남 여부도 관전포인트다.
북·미 양측의 퍼스트레이디는 용모가 출중한 예능인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북한 예술전문학교인 금성학교를 졸업하고 은하수관현악단에서 성악가로 활동한 이 여사는 2005년 인천아시아육상선수권대회에 응원단원으로 방남하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슬로베니아 출신으로 패션모델로 활동해오다 2005년 트럼프 대통령과 결혼했다. 멜라니아 여사는 1970년생, 이 여사는 1989년생으로 19살 차이가 난다.
북한은 정상외교 준비 차원에서 이 여사의 칭호를 기존 ‘동지’에서 ‘존경하는 여사’로 바꿨다. 북한 최고지도자 부인이 이 칭호를 받은 것은 김일성 주석의 두 번째 부인 김성애 이후 40여년 만이다. 일반적으로 부부 단위로 참석하는 정상외교 관례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해석이 많다. 이 여사는 3월 북·중 정상회담 때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와 짝을 이루며 외교무대에 데뷔했다. 지난달 27일 남북 정상회담 때는 환영만찬에 참석해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를 만났다. 다만 이 여사는 지난 7∼8일 김 위원장의 2차 방중에는 동행하지 않았다.
북·미 정상회담에서 퍼스트레이디가 동행할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북한 비핵화 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하는 실무적 성격의 회담인 만큼 양측 정상이 부인을 대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회담장이 평양과 워싱턴에서 거리가 있는 싱가포르인 점도 부담이 될 수 있다.
김 제1부부장과 이방카 보좌관이 만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 제1부부장은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 고위급 대표단 자격으로 방남하고 남북 정상회담에 배석하는 등 대남·대외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이방카 보좌관은 평창올림픽 폐막식 때 미측 대표단장을 맡았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