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외교 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10일 “북·미 회담의 별들은 달(Moon)을 중심으로 돈다”는 제목의 기사를 냈다. 별들(북·미 정상)이 빛나도록 중재에 애쓴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과 노력을 높이 평가하는 내용이다.
포린폴리시는 역사적인 북·미 회담 성사 배경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최대 압박 전략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제사회 인정 욕구도 있지만, 남북 화해를 위한 문 대통령의 막후 노력이 없었다면 회담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는 “달빛(문 대통령)은 쉽게 가려지지 않는다”고 표현했다.
버락 오바마 정권 때 국무부에서 대북 정책을 담당했던 민타로 오바는 “문 대통령은 남북 대화와 지금 진행되는 북·미 대화에서 완전히 저평가된 기폭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패트릭 크로닌 신미국안보센터 아시아태평양안보소장도 “문 대통령은 중재자가 되려고 했고 실제로 그 역할을 했다”며 “문-트럼프 관계는 지금까지 좌·우파를 막론한 모두의 예상을 뛰어넘어 눈부시게 작동했다”고 호평했다.
1년 전 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올리브 가지(남북 화해의 메시지)를 내밀었을 때는 뉴욕타임스가 “트럼프, 북한 대처를 놓고 한국 지도자와 충돌”이란 기사를 낼 정도로 상황이 엄혹했다. 이후 미 정부에서 ‘코피 작전’(북한을 제한적으로 타격하는 군사 옵션)이 언급됐을 때부터 문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기회 포착에 적극 나서게 됐고, 평창 동계올림픽이 전환점이 됐다.
포린폴리시는 운전석에 앉은 문 대통령이 여러 대목에서 노련한 솜씨를 보여줬다면서 “그의 일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전했다. 크로닌 소장은 “오는 22일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하는 문 대통령은 트럼프 안보팀이 북한에 너무 많이 요구하면서 너무 적게 주려는 것을 바꿔놓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