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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의 입 vs 추미애의 입… 독 될까 득 될까



홍준표 “가짜 나라, 가짜 언론, 가짜 여론”

홍준표(사진) 자유한국당 대표가 14일 6·13 지방선거 여론조사 결과를 ‘엉터리 여론조사’라며 “선거 날 민심을 확인해보자”고 말했다. 당 내부에서는 연일 쏟아지는 홍 대표의 강경 발언에 고민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번 ‘북풍(北風)’ 선거에서 엉터리 여론조사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본다”며 “드루킹처럼 가짜 나라, 가짜 언론, 가짜 여론이 판치는 괴벨스 공화국으로 그들(정부·여당)은 끌고 갈 것”이라고 했다.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비핵화 국면이 조성된 상황을 북풍으로 규정한 것이다.

홍 대표는 이어 “2004년 4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때 총선을 다시 보는 기분”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당시 방송 3사가 17시간씩 탄핵의 부당성을 사흘간 집중 방송하고 난 다음 내 선거구인 서울 동대문에 대한 선거운동 전 마지막 여론조사 결과는 14대 58로 지는 것으로 나왔다”며 “그런데 결과는 내가 당선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투표 한번 해보자. 정말 민심이 (여론조사대로) 그런지 확인해보자”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최근 서울 및 수도권, 부산·경남(PK)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한국당 후보를 압도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잇따라 발표된 데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홍 대표는 그간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전국을 돌며 강경 발언을 쏟아냈다. 경남 창원에서는 “창원에는 원래 빨갱이들이 많다. 한 대 패주고 싶다”고 말해 구설에 올랐다. 경기도 안양에서는 이재명 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를 상대로 “자기 형수한테 입에 담지 못할 쌍욕을 하는 사람”이라고 공격했다. 홍 대표는 전날 서울 필승결의대회에서도 “민주당에서 드루킹을 ‘파리’라고 했는데, 드루킹의 도움을 받아 대통령이 된 사람은 ‘왕파리’인 것이냐”며 문재인 대통령을 파리에 비유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대표의 강경 발언이 지역 정서와 어긋나 부담스러울 때가 많다”며 “홍 대표가 유세를 돕는다며 방문하는 것을 거부하고 싶다고 말하는 지방선거 후보들도 있다”고 전했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추미애, 잇단 강성발언 ‘독’ 될까 ‘득’ 될까

추미애(사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강경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추 대표는 지난 13일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를 겨냥해 “청개구리도 이런 청개구리가 없다”고 말했다. 앞서 단식 농성 중이던 김성태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협상의 길을 터주니 텐트를 치고 다시 드러누웠다”고 비판했다.

야당은 거세게 반발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추 대표의 막가파식 대야 인식이 국회를 파탄내고 있다”며 “뚫어진 입이라고 막하지 말라”는 경고까지 했다.

민주당은 난처한 입장이다. 당 관계자는 14일 “당대표가 야당을 너무 자극하면 협상을 풀어나가야 하는 원내 입장에서는 난처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지난해 추가경정예산안 논의 때 추 대표가 ‘머리 자르기’ 발언을 해 상당히 부담스러웠다”고 말했다. 추 대표는 지난해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에 대해 “당 지도부가 몰랐다는 것은 (꼬리 자르기가 아닌) 머리 자르기”라고 비판했는데, 이에 국민의당이 국회 보이콧까지 선언하며 반발했다.

이후 추 대표는 강성 발언 대신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6·13 지방선거가 다가오면서 다시 강경한 기존 입장으로 돌아갔다는 평가다.

당 일각에선 원내 협상과는 별도로 여당 대표가 전략적으로 강경한 입장을 보일 필요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지방선거가 코앞에 다가온 만큼 야당과 선명하게 각을 세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원내 핵심 관계자는 “추 대표 발언은 당 지지자들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 불가피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추 대표실 관계자도 “야당을 향한 비판은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다만 현재 국회 파행의 주요 원인인 ‘드루킹 특검’의 단초를 추 대표가 제공한 측면이 있어 상황이 조금 미묘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드루킹 사건이 드러나게 된 것은 추 대표가 올해 초부터 여러 차례 매크로를 이용한 불법 댓글 수사를 촉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당 내부에서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다 태웠다”는 비판적 시각도 있다.

김판 기자 p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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