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하동에는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는 레포츠시설도 다양하다.
하동 금오산(849m) 정상에는 아시아에서 가장 긴 집 와이어(3.18㎞)가 설치돼 있다. 와이어에 매단 도르래를 이용, 무동력으로 활강하듯 내려가는 놀이시설이다. 산 정상에서 금남면 경충사 인근까지 2개 라인 3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1구간 732m, 2구간 1487m, 3구간 967m다. 경사가 심한 곳에서는 최고 시속 120㎞가 나온다.
금오산 아래 하동군청소년수련원 인근 매표소에서 표를 끊은 뒤 12인용 승합차를 타고 금오산 정상에 오른다. 패러글라이딩 탈 때 입는 것과 비슷한 보호장구를 착용하고 큼직한 도르래를 양손에 든 이용자들이 출발대 앞으로 다가선다. 출발대에서 안전요원이 일일이 점검한다. 이용자들은 하나같이 잔뜩 긴장한 표정이다.
발아래로 급경사가 이어진다. 눈앞에 한려해상국립공원의 아름다운 풍광이 펼쳐져 있지만 그것을 즐길 여유가 없다. 출발과 동시에 탄성을 지르며 허공을 가른다. 손을 놓고 누우면 속도가 더 빨라진다. 1구간 이동시간은 40초. 패러글라이딩과 청룡열차를 합쳐놓은 것 같은 스릴이 온몸을 전율케 한다.
전체 탑승 시간은 5분 정도지만 보호장구 착용과 안전교육, 구간별 이동시간 및 대기시간 등을 합치면 3개 구간을 다 도는데 30분 정도가 걸린다. 비용은 평일 4만원, 주말·휴일 4만5000원이다. 하동군민과 장애인·국가유공자 등에게는 30% 할인해 준다.
집 와이어에 앞서 빅 스윙, 파워 팬, 퀵 점프 시설도 설치됐다. 빅 스윙은 바이킹과 비슷한 형태로, 높이 24m 줄에 매달려 올라가 길이 25m의 줄에 매달려 자유낙하한 뒤 반원을 그리며 앞뒤로 오간다. 파워 팬과 퀵 점프는 번지점프와 비슷하다. 높이 12m 줄에 매달려 아래로 떨어진다. 높이 9∼10m까지 제동장치 없이 자유낙하한 뒤 자동으로 속도가 줄어들면서 지면에 닿는다.
집 와이어를 이용하지 않더라도 산정에서 내려다보는 비경이 가슴을 시원하게 해준다. 차를 타고 정상에 오르면 남쪽바다의 다도해가 일망무제로 펼쳐진다.
북천역에는 관광 테마형 레일바이크가 인기리에 운행되고 있다. 옛 북천역∼양보역 5.3㎞ 구간을 운행하는 레일바이크는 4인승 45대와 2인승 25대 등 최신형 레일바이크 70대로 운영된다. 1.2㎞ 이명터널에 형형색색 경관조명이 불을 밝혀 환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전 9시30분 첫 출발부터 오후 5시30분까지 하루 6차례 운행된다. 탑승료는 평일 성인 기준 2인승 2만5000원(휴일 3만원), 4인승 3만원(휴일 3만5000원)이며, 국가유공자와 장애인, 군민에게는 할인혜택도 주어진다.
북천면 직전리에는 꽃양귀비가 들판을 붉은 물감으로 채색한 듯 화려함을 자랑한다. 이 마을 영농법인은 들판 16.5㏊에 꽃단지를 조성했다. 북천역 일원 8000㎡, 옛 철길 1.1㎞, 도로 등에도 양귀비가 장관을 이룬다.
초록 줄기에 새빨간 꽃잎이 어우러진 꽃양귀비는 중국 4대 미인의 이름을 딴 꽃으로 자태가 매우 아름답다. 이곳에 심어진 꽃양귀비는 아편 때문에 금지된 양귀비와는 다르다. 두 꽃은 같은 과 식물로 모양은 거의 유사하나 꽃양귀비의 키가 양귀비보다 조금 더 작고 줄기에 털이 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8일부터 27일까지 북천면 일대에서 ‘세계축제도시 하동! 꽃양귀비로 물들다’를 슬로건으로 ‘제4회 북천 꽃양귀비 마을축제’가 열린다. 축제장에는 꽃양귀비를 비롯한 여러 가지 종류의 봄꽃과 남녀노소·가족·연인이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체험·전시 프로그램이 다채롭게 준비된다.
적량면 서리 구재봉 일원에 조성된 자연휴양림은 75㏊ 규모의 생태 숲에 모험과 스릴을 즐길 수 있는 총연장 1004m의 스카이집, 길이 828m의 모노레일, 에코어드벤처 등 다양한 숲속 체험시설을 갖추고 있다. 에코어드벤처는 숲속의 나무와 나무 사이를 와이어·목재구조물·로프 등으로 연결해 땅을 밟지 않고 공중에서 나무 사이를 이동하면서 자연을 즐기고 스릴과 모험심을 길러주는 신개념 레포츠시설이다.
또 문학과 동심의 세계로 이끄는 어린이 도서관과 물놀이장, 잔디광장, 데크로드 산책로, 전망데크 등의 시설도 다양하게 구축돼 있다.
휴양림을 찾은 방문객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쾌적한 환경에서 숙박할 수 있도록 취사도구·침구류·TV 등을 갖춘 콘도형 숲속 휴양관과 단독형 숲속의 집 등 숙박시설도 마련돼 있다.
하동=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