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북한의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와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 언급에 대해 북·미가 서로 선의와 진정성을 갖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할 것을 거듭 강조했다.

루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한반도 문제가 평화적이고 정치적인 해결의 중요한 기회를 맞았다”며 “유관국들, 특히 북·미 양측은 상호 선의와 진정성을 갖고 정상회담의 양호한 분위기를 만들어 한반도 비핵화와 영구적 안정 실현에 적극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루 대변인은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북·미 정상회담 재고려’ 언급에 대해 “현재 한반도 정세는 어렵게 얻은 것으로 각국이 소중히 여겨야 한다”고 말했다.

루 대변인은 한·미 연합훈련에 대해선 “남북 양측은 ‘판문점 선언’ 정신에 따라 상대방의 합리적인 우려를 충분히 존중하며 상호 신뢰를 쌓고 관계를 개선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한반도의 완화된 추세를 이어가려면 모든 유관국이 상호 선의를 보내며 자극과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를 삼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뤼차오 랴오닝성 사회과학원 연구원은 관영 환구시보 인터뷰에서 “북한이 갑자기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은 미국에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그는 미국이 최대의 압박 때문에 북한이 태도를 바꿨다고 오판하면서 한·미 연합훈련을 계속 실시해 북한의 불만을 사게 됐다고 지적했다.

뤼 연구원은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모든 핵무기를 미국에 보내 폐기해야 대북 제재 완화를 고려하겠다는 식의 강경 발언을 한 것도 북한의 반발을 초래했다”며 “북한의 반발이 북·미 정상회담 개최에 영향을 끼치지 않겠지만 북·미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 정부는 남북 고위급회담 연기에 대해 “중대한 관심을 갖고 주시하고 있다”면서 “한·미 연합훈련은 중요한 억제력의 기둥”이라고 밝혔다. 니시무라 야스토시 관방부장관은 북한의 의도에 대해 “예단은 피하겠다”며 “북한의 핵·미사일 정책 변경을 위해 계속 한·미·일과 긴밀히 연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노석철 특파원 sch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