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독일에는 400만명의 무슬림이 거주하고 있다. 독일에서 무슬림과의 사회통합 문제는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독일은 2015년 시리아 난민에 대한 무조건적 수용을 선언하면서 대규모 난민을 받아들였다. 이후 독일에서는 크고 작은 난민 관련 범죄가 속출해 여론이 크게 악화됐고, 반(反)이민 정서에 편승한 극우 정치세력이 부상했다. 이로 인해 사회통합 문제가 또다시 큰 숙제로 부각되고 있다.
독일어권에서 가장 유명한 이슬람 지식인 중 한 명인 하메드 압델 사마드는 신작 ‘통합(Integration)’에서 독일화를 거부하는 이슬람 문화를 비난하면서도, 많은 자료와 통계를 바탕으로 통합이라는 이름하에 저질러지는 독일 정치인들의 기만과 실책을 조명한다.
압델 사마드는 타문화권과의 통합을 논하면서 그들의 문화적·정신적·종교적 차이를 무시한다면 사회통합은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슬람 문화권과 서구 문화권은 가치 시스템뿐 아니라 도덕관념, 자유에 대한 자세, 언론 자유 등이 전혀 다른 이질적인 것이라고 규정한다. 많은 무슬림이 서구의 생활 방식을 거부하고 독일 사회를 회의적으로 바라보며, 심지어 도덕적으로 경멸하기까지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외국인 혐오, 폭력 및 테러와 같은 문제가 결국 잘못된 유화정책과 안일함으로 초래된 결과임을 지적한다. 오늘날 어느 국가에나 다문화가 존재하듯, 사회통합은 비단 독일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저자는 1972년 이집트 카이로에서 태어나 영어 프랑스어 일본어와 정치학을 전공했다. 유네스코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고, 독일의 여러 대학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베를린=김상국 통신원 (베를린자유대학 연구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