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제 주미대사, 케네디 인용하며 “北 이번엔 다르다”


 
조윤제 주미 한국대사가 “북한이 이번은 다르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필요성을 강조한 글을 워싱턴포스트(WP)에 실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린 22일자 오피니언 면에 게재된 기고문은 지금의 북·미 간 협상을 과거 냉전 시절과 비교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대사는 “로널드 레이건 전 미 대통령이 1987년 6월 12일 동·서독을 가르는 장벽 앞에서 ‘고르바초프씨, 이 벽을 허무시오’라고 말하면서 냉전종식을 주도했다”며 “그로부터 꼬박 31년 후인 다음 달 12일에 전 세계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역사적 회담을 지켜보게 될 것”이라고 썼다. 당시 서방의 많은 이들이 미하일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의 개혁과 개방 정책을 부정적으로 바라봤지만 레이건 대통령은 과감하게 그를 만나 군축회담을 성공시켰다고 조 대사는 지적했다. 조 대사는 또 쿠바 미사일 위기를 극복한 존 F 케네디 전 미 대통령이 “사람이 만든 문제는 사람이 풀 수 있다”고 한 말도 인용하면서 북핵 문제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조 대사는 특히 북한이 최근 농민들에게 땅을 나눠주면서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를 지급하는 등 의미 있는 경제개혁을 시행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북한에는 이미 450개 이상의 민간 시장이 운영되고 있어서 자본주의식 경제가 스며들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지난달 20일 노동당 회의에서 기존의 핵·경제 병진노선을 접고 경제발전을 국가정책의 최우선 순위라고 선언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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