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무릎 인대 파열로 낙마 손흥민과 호흡 맞출 공격진 필요, 예비 명단 공격수 3명밖에 없어, 일각에선 추가 발탁 필요성 제기, 감독 “기존 선수들 역량 극대화”
러시아월드컵을 불과 20여일 앞둔 가운데 국가대표팀에 부상 소식이 끊이지 않으면서 신태용호의 베스트11 진용 짜기가 난관에 처했다. 대표팀 주력 공격수 손흥민(토트넘 핫스퍼)의 투톱 파트너 후보로 유력했던 권창훈(디종)에 이어 이근호(강원)마저 낙마하면서 공격라인은 전면 재편이 불가피하게 됐다. 대표팀 안팎에서는 새 얼굴의 추가 발탁이냐 기존 엔트리 활용이냐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이근호는 대표팀 국민출정식과 첫 소집훈련이 있던 21일 정밀 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무릎 내측 인대 파열로 6주 진단을 받아 월드컵 출전 불가가 확정됐다고 대표팀이 22일 밝혔다.
또 엔트리에는 포함됐지만 수비 자원인 김진수(전북)도 경기를 뛸 몸상태가 아니어서 러시아행에 승선할지는 불투명한 상태다. 앞서 염기훈(수원) 김민재(전북)도 리그 경기에서 부상을 입고 대표팀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신태용 감독은 최근 “우리는 원톱으론 상대를 이길 수 있는 개인 능력이 안 된다”며 투톱 전술로 월드컵에 나설 방침을 밝힌바 있다. 하지만 손흥민의 파트너 고르기에 들어간 마당에 유럽파 중 가장 좋은 활약을 보여준 권창훈과 활동량이 풍부해 손흥민의 장점을 살릴 가능성이 높던 이근호가 모두 주저앉아 대표팀의 타격이 크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이근호는 손흥민과 호흡이 좋아 찬스를 많이 만들어주던 선수”라며 “측면 미드필더로도 활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의 이탈은 대표팀에 큰 손실”이라고 설명했다.
수비 역시 전술 핵심이었던 김민재와 김진수가 모두 이탈할 가능성이 크자 대표팀은 포백 전술에서 스리백 전술로 전환할 것을 고려 중이다.
대표팀 예비엔트리에 공격수가 3명밖에 남지 않자 일각에서는 추가 발탁의 필요성이 높이 제기되고 있다. 상당수 팬들은 35인 예비 명단에 뽑힌 유럽파 석현준(트루아)과 지동원(다름슈타트), 예비 명단에는 없지만 최근 국내리그에서 전성기 못지 않은 활약을 펼치는 노장 이동국(전북)의 발탁을 원하고 있다.
하지만 대표팀 내에서는 부상이 잇따르자 오히려 추가 발탁보다는 기존 선수들의 역량 극대화를 모색하고 있다. 월드컵이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새 얼굴과 호흡을 맞출 팀워크 전술을 구상할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실제 한때 추가 발탁을 고민했던 신 감독은 오히려 이근호의 이탈이 확정되자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 문선민(인천)이 손흥민과 함께 투톱 형태를 만들 수 있다”며 “추가 발탁없이 인력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자철은 국가대표에서 세컨드 스트라이커를 맡아 활약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친선전이 끝난 뒤 손흥민은 “구자철과의 연계가 괜찮았다”고 말한바 있다. 이승우는 신 감독 밑에서 수차례 원톱 혹은 투톱 공격수로 활약했다.
많은 전문가들도 지금 시점에서 추가 발탁은 득보다 실이 클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위원은 “부상 선수가 있어도 기존 전략에서 크게 바뀔 것 같지 않다”며 “이승우와 문선민이 이근호의 역할을 대신하고 구차철은 권창훈을 대신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특히 구자철의 역할이 보다 커질 것 같다고 했다. 장지현 SBS 해설위원도 “신 감독이 앞으로 두 차례 국내 평가전을 치르면서 세컨드 스트라이커 경험이 있는 구자철을 활용해 볼 것 같다”며 “이승우에 대한 가능성도 엿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