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 철강이 들어간 베트남 철강 제품에 대해서도 무역장벽을 높이기로 했다. 계속되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해 미국 내에서는 “양쪽 모두 패자”라거나 “중국이 이기고 있다”는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미 상무부는 21일(현지시간) 중국산 철강을 사용해 베트남에서 생산한 냉간압연강에 199.76%의 반덤핑 관세와 256.44%의 상계관세를 부과키로 했다고 밝혔다. 베트남산 내식강에도 각각 199.43%, 39.05%의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미국은 중국산 철강 수입 규제 이후 베트남산 수입이 급증하자 이번 조치를 내놨다. 미 철강업계는 베트남산 철강이 중국산이나 다름없다며 수입 규제를 요구해 왔다.
중국이 3750억 달러(약 407조250억원)에 달하는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규모를 줄이는 데 동의한 지난 17∼18일 2차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대해서는 미 정부와 전문가의 평가가 크게 엇갈린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CNBC방송 인터뷰에서 “매우 의미 있는 진전을 이뤘다”며 “이번 회담을 미국의 승리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국제 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수석경제학자 마크 잔디는 같은 매체 인터뷰에서 “이번 협상에서 승자는 없다”며 양국 모두 체면치레용 갈등 봉합만 했을 뿐이라고 꼬집었다.
잔디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에 대미 무역흑자를 2000억 달러 이상 줄이라고 요구한 데 대해 “(미국은) 어느 분야에서 (중국에) 2000억 달러를 더 팔 수 있느냐”며 능력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비교우위에 있는 기술은 판매하려 하지 않는다”며 “그러면 콩이나 보잉사 비행기로 2000억 달러를 더 팔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워싱턴포스트는 무역협상에서 미국이 애매한 약속의 대가로 관세를 보류키로 한 점을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과의 무역전쟁에서 중국이 이기고 있다”고 평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2일 미 정부가 경영진 교체를 조건으로 중국 통신장비 업체 ZTE에 대한 제재를 해제하는 방향으로 중국 정부와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