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회담 비핵화 합의 위해 양 정상 긴밀히 공조키로… 비핵화 보상 방안도 협의
미국을 방문한 문재인(얼굴 왼쪽)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고 다음 달 12일 북·미 정상회담에서 실질적인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합의를 이뤄내기 위해 긴밀히 공조키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오벌오피스에서 가진 한·미 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이에 호응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에 의해 북핵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마련됐다”며 “우리는 어렵게 마련된 이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또 지난해 6월 첫 한·미 정상회담 이후 두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긴밀히 공조했던 점을 평가하고,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전폭적 지지에 사의를 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이 ‘판문점 선언’에서 완전한 비핵화에 합의한 점, 미국인 억류자 3명을 선제적으로 송환조치한 점,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장면을 공개키로 한 점을 언급하며 “김 위원장도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한 성의를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힘을 통한 평화’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과 리더십 덕분에 사상 최초의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게 됐다”며 “한국과 미국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달성하기 위해 빛 샐 틈 없는 공조 하에 과감하고 실용적인 전략을 추진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양 정상은 30여분간 배석자 없이 진행된 단독 면담에서 북·미 정상회담 성공을 위한 다각도의 방안을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사전 협상 내용을 상당부분 문 대통령과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도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한 ‘도보다리 면담’을 비롯한 비공개 발언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두 정상은 특히 북한의 단계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하는 보상 방안을 집중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양 정상은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된 대로 완전한 비핵화가 이행된다면 북한에 밝은 미래를 제공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밀도 있는 협의를 가졌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정상회담 종료 후 참모진과 오찬을 함께 하며 북핵 문제와 한·미동맹 발전 방안도 논의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양 정상은 한·미동맹이 북핵 문제 해결뿐 아니라 한반도 및 역내 평화와 안정을 위해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온 핵심축(linchpin)임을 재확인했다”며 “지난해 6월 한·미 공동성명처럼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외교·국방·안보당국 간 공조를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조미수호통상조약 체결 136주년을 맞아 주미 대한제국공사관을 방문한 뒤 1박4일 간의 미국 공식실무방문 일정을 끝내고 24일 새벽 귀국한다. 문 대통령은 귀국 후 김 위원장과 ‘핫라인’ 직통전화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논의 내용을 공유할 예정이다.
워싱턴=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