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초 전통양식 기차역의 서정적 풍경
해변 따라 리조트 즐비… 산책만으로도 힐링
먹거리·기념품·예술품… 야시장의 반전 매력
‘지상에 내려앉은 낯선 천국, 왕들의 휴양지, 태국답지 않은 태국….’
태국 후아힌(Hua Hin)에 따라붙는 수식어다. 푸껫이나 파타야처럼 북적거리지 않고 조용한 것이 매력이다. 바다를 끼고 있어 경치 또한 빼어나다. 태국의 도시 중 아직 한국인 여행자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숨겨진 보석 같은 지역이다. 한가롭게 격조 있는 여행이 가능하다.
바닷가에 암초가 많아 ‘돌 머리’라는 재미난 지명을 가지고 있는 후아힌이 다양한 매력을 뽐내면서 우아하게, 여유있게 즐기려는 여행자를 유혹하고 있다.
후아힌에는 19세기 중반부터 태국 최초의 국왕 별장이 있었다. 라마 4세의 여름별궁 ‘파라 나크혼 키리’가 1858년 완공됐다. 1911년 방콕과 철도로 연결되면서 왕족과 상류층을 위한 여름 휴양지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1920년 라마 6세의 여름 궁전이 들어서고 라마 7세가 ‘근심 없는 곳’이라는 뜻의 ‘클라이 캉원’을 지은 뒤 많은 휴양형 리조트가 자리잡았다.
후아힌 기차역은 1924년 라마 6세 때 지어진 태국에서 가장 오래된 기차역이다. 역사는 태국의 전통양식으로 지어져 화려한 외관을 자랑하고 있다. 붉은색 지붕과 기둥이 도드라지는 작고 아담한 역 건물은 진갈색 침목과 어우러져 아날로그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역 구내에 증기기관차도 전시돼 있다. 방콕에서 남부 지역으로 통하는 열차는 모두 이 역을 지난다.
역사 옆에 화려한 자태를 뽐내는 건물이 하나 더 있다. 라마 6세가 이곳에 여름 별궁을 지을 때 왕실 사람들을 위해 특별히 만든 로열 웨이팅 룸(VIP 대기실)이다. 지금은 사용되지 않고 있다.
후아힌역의 서정적인 풍경을 완성하는 건 사람들이다. 기차를 기다리는 사람들 누구 하나 바쁜 기색이 없다. 시간이 이대로 멈춰 버린다 해도 그다지 이상하지 않을 것처럼 한가롭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물씬하다. 바쁜 사람들은 여행자들이다. 플랫폼을 넘나들며 이리저리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역 건물이나 철로나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것만으로 감성 넘치는 장면을 담을 수 있다.
후아힌의 멋진 해변과 백사장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시내에서 남쪽으로 4㎞ 떨어져 있는 카오 따끼압이다. 전망대 인근까지 차로 접근할 수 있다. 계단을 통해 사원에 오르면 왼쪽으로는 후아힌 시내가, 오른쪽으로는 드넓은 바다가 시원하게 펼쳐진다. ‘3’자를 뒤집어 놓은 듯 부드러운 곡선을 따라 대형 호텔과 리조트들이 늘어서 있다.
리조트 중에는 메리어트, 인터컨티넨탈 등 국제적 브랜드들도 자리를 잡았다. 메리어트 후아힌은 현대적 스타일과 전통적인 태국 스타일이 매치된 아름다운 리조트다. 수영장을 둘러싸고 있는 루프풀과 유·아동이 놀 수 있는 키즈풀 등 총 5개의 수영장과 5개의 레스토랑이 인상적인 곳이다. 인터컨티넨탈 후아힌의 신관은 해변과, 구관은 현대식 대형 쇼핑몰인 ‘블루포트’와 이어진다. 인피니티 풀을 포함, 총 4개의 수영장이 있다.
후아힌에서 약 20㎞ 떨어진 차암 해변에 자리잡은 ‘소 소피텔’은 갤러리 같은 느낌을 준다. 로비는 숲 속 정원 같은 느낌을 주고 객실은 자연 친화적인 철학과 예술적 감각으로 배합돼 있다.
세 곳 모두 바다와 바로 연결된다. 여기저기 돌아다닐 필요 없이 조용히 휴양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족하다. 맑은 바닷물 곁 해변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된다.
후아힌은 밤이 되면 낮과 다른 모습으로 변모한다.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후아힌 야시장은 오후 5시쯤부터 밤 12시까지 데차누칫 거리에 펼쳐진다. 300m 정도의 길에서 기념품이나 의류, 생활용품 등을 싼값에 쇼핑할 수 있고 로띠, 쌀국수 등 간식에서부터 해산물, 태국 전통 요리까지 다양한 먹거리를 맛볼 수 있다.
시카다 야시장은 생활 속에서 예술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디자인을 판매하는 후아힌의 명소다. 금·토·일요일 오후 4시부터 밤 12시 무렵까지만 열린다. 감각적이고 예술적인 공예 상품과 독특한 먹을거리, 배우들과 직접 대면하는 공연, 분위기 있는 노천 바 등 색다른 재미로 가득하다. ‘시장’이라기보다는 ‘예술 광장’처럼 보인다.
‘플런완’은 야시장은 아니지만 옛 재래시장을 현대식으로 탈바꿈시켜 다양한 물건을 파는 쇼핑센터다. ‘Play’와 ‘Learn’의 합성어에 ‘어제’를 뜻하는 태국어 ‘Wan’이 모인 이름이다. 독특하고 고풍스러운 볼거리로 가득해 후아힌의 과거를 배울 수 있는 소중한 여행 장소로 인기다. 한국의 인사동을 연상케 한다.
▒ 여행메모 다양한 서비스 ‘T라운지’ 응급 시 유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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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후아힌은 직항편이 없어 방콕을 경유해 간다. 방콕에서 남서쪽으로 210㎞ 떨어져 있다. 차량으로 3시간가량 소요된다. 방콕남부터미널에서 버스를 이용해도 된다. 열차로 이동할 경우 방콕∼차암∼후아힌 코스로 4시간 정도 걸린다. 후아힌 시내는 도보로도 둘러볼 수 있는 규모다.
한국보다 2시간 늦다. 화폐단위는 바트이며 1바트는 33∼34원선이다. 교통수단은 송테우(시내버스), 툭툭(삼륜차), 오토바이택시 등이 있다.
후아힌 중심지에 지난달 한국인이 상주하는 ‘T라운지’(www.tloungeservice.com/huahin/)가 개장했다. 와이파이, 컴퓨터, 프린터, 국제전화를 사용할 수 있으며 응급상황 시 유용하다. 후아힌 내 호텔예약과 현지에서 진행할 수 있는 데일리투어 및 입장권 판매도 하고 있다.
하나투어는 ‘럭셔리 스파-힐링 인 후아힌 5일’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후아힌 유명 관광지 3곳 방문과 워터파크 이용, 와이너리 체험 등이 포함돼 있다.
후아힌(태국)=글·사진 남호철 여행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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