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포함한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5개국 취재단이 23일 오후 북한 강원도 원산에서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으로 가는 특별전용열차에 올랐다. 북측은 이르면 24일 핵실험장을 폐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지난 18일부터 우리 정부가 통보한 취재단 명단 접수를 계속 거부하다 이날 오전 받아들였다. 통일부는 “판문점 연락채널 업무개시 통화 때 우리 측 2개 언론사 기자 8명의 명단을 북측에 통보했고, 북측은 이를 접수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남측 취재단은 경기도 성남 서울공항에서 정부 수송기(VCN-235)를 타고 동해 직항로를 따라 원산으로 이동, 외국 기자단과 합류했다. 원산에는 기자단이 머물 숙소(갈마호텔)와 프레스센터가 있다.
원산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인근 재덕역까지 거리는 약 416㎞로, 전용열차로 이동하는 데만 최소한 12시간가량 걸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재덕역에서 만탑산 부근으로 올라가면 경비시설과 기술자 체류 구역이 있고 그 위에 갱도 지역이 있다. 취재단은 북한이 마련한 전망대에서 갱도 폭파 과정을 참관할 예정이다.
이동시간과 현지 기상 상황을 고려하면 북한이 당초 밝힌 대로 24∼25일 중 갱도 폭파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북측 관계자는 원산에서 남측 취재단과 만나 “내일(24일) 일기 상황이 좋으면 (핵실험장 폐기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 핵실험장 폐기 영상과 기사는 취재단이 원산으로 복귀한 뒤 송출할 예정이어서 공개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권지혜 기자, 원산=공동취재단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