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메시’ 이승우, 월드컵 ‘막내 활약’ 계보 이을까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끼 강점
첫 상대 스웨덴전 출전 가능성
제2 이동국·이천수 역할할 수도


‘코리안 메시’ 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는 역대 월드컵에서 깜짝 활약을 펼쳤던 한국 축구 대표팀의 막내 계보를 이어나갈 수 있을까.

이승우는 러시아월드컵을 준비 중인 ‘신태용호’의 막내다. 지난해 20세 이하(U-20) 대표팀에서 활약했지만 성인 대표팀 경력 없이 발탁돼 화제를 모았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지만 축구팬들은 이승우가 대표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제2의 이동국이나 이천수를 볼 수 있을까’하는 기대 때문이다.

이동국(전북 현대)은 1998 프랑스월드컵 때 대표팀 막내로 뛰었다. 역대 월드컵에 참가한 한국 선수 중 최연소 나이(만19세2개월)였다. 당시 이동국은 네덜란드전에 후반 교체 투입돼 대포알 같은 중거리 슛을 선보여 시선을 집중시켰다.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무력한 대표팀 경기력에 실망한 축구팬들의 마음을 뒤흔든 통쾌한 슈팅이었다. 결과는 0대 5 참패로 끝났지만 이동국 이름 세글자는 팬들의 마음에 깊이 각인됐다.

4강 신화를 쓴 2002 한·일월드컵에서는 막내 이천수(은퇴)의 활약이 돋보였다. 21세의 이천수는 선배들과 합심해 상대를 집요하게 괴롭히는 플레이를 펼쳤다. 당시 이천수는 ‘악동’으로 불렸는데 상대 수비수와 신경전은 물론, 안정환과 함께 조별리그 미국전에서 ‘오노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등 패기 넘치는 모습으로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특히 당시 4강 독일전에서 이천수가 상대 골대 가장자리를 노리고 때린 논스톱 슈팅은 팬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상대 골키퍼 올리버 칸이 동물적인 감각으로 쳐내긴 했지만 이 슛은 향후 한국 대표팀 주축 공격수로서의 모습을 예감케했다.

이승우는 170㎝ 60㎏의 작은 체구를 지녔지만 순간적으로 뿜어내는 폭발적인 드리블 돌파가 일품이다. 지난해 U-20 월드컵 때 검붉은 와인빛 염색 머리를 하고 화끈한 골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등 충만한 끼를 보여주기도 했다.

이승우의 최종 발탁 가능성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최근 신태용호는 주축 선수들의 잇단 부상 낙마로 공격 자원이 부족하다. 러시아월드컵 첫 상대인 스웨덴의 건장한 수비 진영을 휘저을 날쌘돌이로 낙점되는 분위기다.

이승우는 자신의 진가를 보여주려는 듯 최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계속되고 있는 대표팀 훈련에서 선배들의 공을 한 번이라도 더 뺏으려고 이를 악물고 뛰고 있다. 한편으로는 대표팀 프로필 촬영 때 흥겨운 힙합 음악을 틀며 분위기를 띄우는 등 대표팀 마스코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의 한 관계자는 24일 “이승우의 톡톡 튀는 성격이 적절하게 대표팀에서 시너지 효과를 낼 경우 팀의 사기 진작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회의 한 임원은 “이승우를 보면 마치 2002년의 이천수를 보는 것 같다”며 “이승우가 선배들과 어울려 그라운드 안팎에서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분명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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