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 ‘스리백’으로 승부 거나… ‘4-4-2’ 전면 수정할 듯

25일(한국시간) 오후 경기도 파주 축구국가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대비 소집 훈련에서 선수들이 가볍게 뛰며 몸을 풀고 있다. 


핵심 중앙 수비수 김민재 이탈 영향… 선수들 적응·완성도 높일 시간 부족
홍철 “스리백일 때 보여줄 것 많아”


“플랜A로 세웠던 4-4-2 포메이션을 전면 수정해야 할 것 같다.”

한국 축구 대표팀의 신태용 감독이 지난 21일 첫 소집훈련에 앞서 남긴 말이다.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지만 대표팀의 기존 수비 포맷인 포백 대신 스리백 가동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신 감독이 스리백을 구상한 이유는 핵심 중앙 수비수인 김민재(전북)의 부상 이탈과 깊은 연관이 있다. 기존 포백은 중앙 수비수와 측면 수비수를 각각 2명씩 세우는 형태다. 대표팀에서 흔히 활용해 선수들의 이해도가 가장 높은 수비 형태다. 특히 김민재는 이중 핵심 중앙 수비수였다. 그런데 포백의 가장 중요한 한 축이 무너짐에 따라 결국 스리백 실험을 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스리백은 3명의 중앙 수비수를 세우는데, 양쪽 윙백이 수비에 가세하면 파이브백의 형태를 띤다는 점에서 수비 라인을 더욱 두텁게 할 수 있다. 2002 한·일월드컵에서 거스 히딩크 감독이 강호들과의 승부에서 스리백을 쓰면서 재미를 봤다.

김민재 김진수(전북)의 부상으로 신 감독은 대표팀 소집 명단에 수비수를 12명이나 뽑았다. 소속팀에서 스리백 경험을 쌓은 오반석(제주), 김민우·홍철(이상 상주) 등을 선발한 것도 스리백을 위한 포석이었다. 홍철은 25일 “공격적인 플레이를 좋아한다”며 “스리백이든 포백이든 상관하지 않지만 그래도 스리백일 때 보여줄 것이 조금 더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문제는 선수들이 짧은 시간에 스리백을 얼마나 완성시킬 수 있느냐다. 수비진의 또다른 축인 장현수(도쿄)가 발목 부상으로 두 차례 국내 평가전에 뛰지 않게 돼 최적의 수비 조합을 찾는 데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리백에 대한 좋지 않은 기억도 불안 요소다. 대표팀은 지난해 10월 모로코, 러시아와의 평가전에서 변형 스리백을 썼다가 7골이나 내주고 완패했다. 스리백의 중앙 수비수가 상황에 따라 미드필더 라인까지 전진하며 공격축구를 가미한 것이 변형 스리백인데 실패로 돌아갔다.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스리백이라면 수비를 탄탄히 하는 기본 형태로 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국이 속한 조의 상대국들이 모두 전력이 우리보다 한 수 위인 만큼 수비를 역점에 둔 뒤 역습으로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선수들의 적응력을 단기간에 높이기 위해서도 기본에 충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영표 KBS 해설위원은 “스리백 조직력을 갖춰 첫 상대인 스웨덴에 최대한 버틴 뒤 조급해진 상대를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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