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레알 3연패’ 베일을 벗겼다

우승컵을 들어올리며 환호하는 레알 선수들. AP뉴시스
 
레알 마드리드의 가레스 베일(왼쪽)이 27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피스키 경기장에서 열린 리버풀과의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후반 그림 같은 왼발 오버헤드킥으로 골을 성공시키고 있다. AP뉴시스


레알 마드리드의 측면 수비수 마르셀로가 리버풀의 진영에서 동료 베일을 향해 오른발로 공을 올렸다. 가레스 베일이 공중으로 솟아올라 몸을 뒤집으며 왼발로 공을 찼다. 정확히 맞은 공은 작은 포물선을 그리며 리버풀 골대 좌측을 향했다. 뒤늦게 리버풀 골키퍼 로리스 카리우스가 몸을 날렸지만 이미 공이 골문으로 빨려들어간 뒤였다.

이 골은 레알의 2017-2018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결정짓는 ‘슈퍼골’이 됐다. 레알은 27일(한국시간)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피스키 경기장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리버풀을 3대 1로 누르고 챔피언스리그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3년 연속 우승이었다.

이날의 주인공은 발롱도르(FIFA 올해의 선수상) 유력 후보인 양팀의 에이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와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가 아니었다. 호날두는 눈에 띄는 활약을 하지 못했고 살라는 어깨 부상으로 전반전 도중 교체 아웃됐다. 대신 눈길을 끈 선수는 슈퍼골을 쏜 베일, 그리고 리버풀의 사디오 마네였다.

살라가 빠진 상황에서 마네는 리버풀 공격의 핵심이었다. 마네는 팀이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0분 동료 데얀 로브렌이 헤딩한 공에 몸을 날리며 오른발을 갖다 대 동점골을 터뜨렸다. 후반 25분에는 강력한 왼발 슈팅을 선보였지만 골대를 맞고 튀어나오는 불운이 있었다.

베일의 활약은 더욱 눈부셨다. 베일은 후반 교체 투입 3분 만에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성공시켜 2-1을 만들었다. 지난 3월 호날두가 이번 대회 8강 유벤투스와의 경기에서 성공시킨 오버헤드킥이 떠오르는 놀라운 골이었다. 골이 터진 시간(후반 18분)도 똑같았다. 베일은 후반 38분에도 중거리슛으로 승리를 자축하는 쐐기골을 만들었다.

반면 리버풀의 골키퍼 카리우스는 이례적인 실수들로 최악의 시간을 보냈다. 카리우스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후반 6분 수비수에게 킥이 아닌 스로잉으로 패스를 해주려다 레알의 카림 벤제마가 가져다 댄 발에 공이 맞아 어이없게 실점했다.

후반 38분에는 베일의 슛을 놓쳐 3번째 점수를 내주고 머리를 감싸 쥐었다. 힘있는 슈팅이긴 했지만 정면으로 날아오는 공이었다. 카리우스는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불린 뒤에도 무릎을 꿇고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그는 마지막 실점에 대해 “공을 잡으려 했는데 잘못된 판단이었다”며 “팀원 모두에게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경기가 끝난 뒤 화제를 모은 것은 호날두의 인터뷰였다. 그는 “레알에서 보낸 시간은 정말 좋았다”면서도 “며칠 내로 내 입장을 이야기할 것이다. 오늘은 동료들과 즐거움을 나누겠다”고 말했다.

이에 호날두가 ‘레알을 떠나겠다’고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이 컸다. 그럼에도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 회장은 “호날두는 행복하고 계속 행복할 것”이라는 말로 호날두의 잔류를 확신했다. 호날두와 레알의 계약은 2021년까지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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