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선수들 피로누적에 시달려 장현수·기성용 등 엔트리 배제”



“남은 선수들로 빨리 조직력을 끌어올리려 했는데, 생각지 못한 선수들의 몸 상태에 이상이 왔다.”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의 ‘통쾌한 반란’을 공언했던 한국 축구 대표팀의 신태용(사진) 감독이 27일 답답해진 속내를 토로했다. 대표팀 소집 전부터 계속되는 주축 선수들의 부상을 언급한 것이었다. 28일 ‘가상의 멕시코’ 온두라스와의 첫 평가전을 앞두고 열린 대구월드컵경기장 공식 기자회견 자리에서였다.

신 감독은 “솔직하게 말하자면 구상하는 훈련 프로그램과 온두라스전은 조금 어긋나 있다”며 “계획한 수준으로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대표팀 소집 전부터 핵심 공격 자원으로 꼽히던 권창훈 이근호가 부상으로 낙마했고, 이후에도 여러 선수가 피로 누적에 시달리는 상황이다. 신 감독은 “김진수 장현수 기성용 이재성은 온두라스전 엔트리에 아예 포함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은 이승우 문선민 오반석 등 새로운 얼굴들의 A매치 데뷔 경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력이 높은 선수, 전술 이해도가 높은 선수를 가려내는 기회로 활용한다는 것이 신 감독의 구상이다. 신 감독은 “새로운 선수와 기존에 있던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점검하고, 코칭스태프의 주문을 출전 멤버들이 얼마나 잘 이행하는지 보겠다”고 말했다.

대표팀의 막내 이승우, 스웨덴 유학파 문선민의 경우 손흥민의 공격 파트너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다. 부지런히 움직이며 손흥민에 대한 상대팀의 집중 견제를 분산시키는 역할이다. 이들은 훈련에서도 패기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진에서는 오반석의 역할이 대두된다. 경험이 풍부한 오반석은 스리백과 포백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자원으로 평가받는다. 신태용호가 평가전에서 스리백을 선보일 것이란 예상도 있었다. 김민재 김진수 등 수비진 핵심들의 전력 이탈로 4-4-2 포메이션을 뜯어고치는 일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었다. 하지만 신 감독은 이날 “온두라스전은 포백으로 나갈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정보전을 벌이고 있다”며 더 구체적인 전략을 밝히지는 않았다.

한국은 다음 달 1일에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 2번째 평가전을 치른다. 온두라스가 멕시코와의 경기를 대비한 모의고사라면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는 ‘가상의 스웨덴’이다. 이 평가전 이후 26명 가운데 3명이 탈락, 월드컵 최종 엔트리 23명이 확정된다. 신 감독은 “(다음 달) 3일 오스트리아에 갈 때에는 완전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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