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색 위기 치닫던 남북관계 다시 ‘순풍’



1일 고위급회담 개최 이어 군사·적십자회담 열릴 듯
체육회담도 진행 예상… 경협사업은 대북 제재가 해제돼야만 가능한 의제



한·미 연합 공중훈련인 ‘맥스 선더’ 문제 등으로 삐걱댔던 남북 관계가 다시 순풍을 타기 시작했다. 남북 정상은 다음 달 1일 남북 고위급 회담에 이어 군사 당국 회담과 적십자 회담 개최에 합의했다. 경색 위기로 치닫던 남북 관계는 전격적으로 이뤄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정상회담을 통해 풀려가는 모양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27일 “(남북 정상은) 고위급 회담을 6월 1일 개최하며 연이어 군사 회담, 적십자 회담을 비롯한 부문별 회담들도 가속적으로 추진해나갈 데 대한 문제들을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또 “(남북 정상은) 판문점 선언이 하루빨리 이행되도록 쌍방이 서로 신뢰하고 배려하며 공동으로 노력해나가야 한다는 데 대해 의견을 같이했다”고 전했다.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는 판문점 선언에 담긴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방안을 큰 틀에서 논의하게 될 전망이다. 6·15 남북 공동행사 개최 방안뿐 아니라 남북 정상이 북한 개성 지역에 설치키로 합의한 남북공동 연락사무소 개설 방안이 의제에 오를 수 있다. 경의선·동해선 철로 연결 및 현대화 등에 대한 협의가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남북 군사 회담과 적십자 회담 일정 역시 고위급 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군 당국은 6월 둘째 주중 군사 회담이 열릴 것으로 보고 회담을 준비하고 있다. 군사 회담 의제는 군사적 긴장 상태 완화와 전쟁 위험의 실질적 해소 등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내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남북 주요 지휘관 간 핫라인 개설, 군사 회담 정례화 등에 대한 논의가 진행될 수 있다.

남북 적십자 회담은 8월 15일 열기로 합의했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주요 의제다. 이산가족 상봉은 생사 확인, 상봉자 명단 확정 등 준비하는 데만 한 달 정도 걸린다. 북한 식당 여종업원들 송환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경우 추석 때 이산가족 상봉이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밖에 8월 아시안게임에 남북이 공동 참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남북 체육 회담도 진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구체적인 남북 경협사업의 경우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해제돼야 가능한 만큼 당장 의제로 논의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또 남북의 부문별 실무협의 자체가 속도를 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측의 대남 및 대외 업무를 담당하는 참모 대부분이 북·미 정상회담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의 외교와 대남 전략을 짜는 참모들은 그 수가 제한적”이라며 “북한이 남북과 북·미 대화를 동시에 진전시킬 만한 여력이 있을지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또한 북·미가 비핵화 로드맵을 조율하는 과정에서 다시 이견을 보이며 대립할 경우 남북 관계 역시 영향받지 않을 수 없다. 앞서 북한은 한·미 연합 공중훈련 맥스 선더와 태영호 전 영국 주재 북한공사의 북한 비판 발언 등을 문제 삼으며 지난 16일로 예정돼 있던 남북 고위급 회담을 일방적으로 연기한 바 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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