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 정상회담 재개 가능성이 높아지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부랴부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회담 추진에 나섰다.
마이니치신문 등 일본 언론은 27일 “아베 총리가 당초 내달 8∼9일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기간 미·일 정상회담을 여는 방향이었지만 G7 회의 직전이나 직후에 미국을 방문하는 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전했다. G7 회의 때 충분한 회담 시간을 확보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기 때문에 6월 12일 북·미 정상회담 전에 트럼프 대통령을 따로 만나 자국의 입장을 설명하려는 취지로 보인다.
북·미 정상회담이 추진되는 동안 ‘재팬 패싱(일본 배제)’에 애태우던 일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4일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취소하자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그동안 압박과 제재만 주장하다가 급변하는 한반도 상황에서 ‘모기장 밖’ 신세가 됐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베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판단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하루도 채 안 돼 트럼프 대통령이 입장을 번복하면서 머쓱해졌다.
한편 일본 언론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정상회담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실시간 전하는 등 큰 관심을 드러냈다. 동시통역을 통해 생방송으로 전한 NHK방송은 외무성 관계자를 인용해 “북한은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회담 중단 통보에 동요한 것으로 보인다. 한반도 평화를 호소하는 한국과 북·미 대화 중단에 대한 북한의 위기감이 일치해 이례적으로 다시 회담이 열렸다”고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정부가 2차 남북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사전 연락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