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의 포효… 르브론 제임스, 클리블랜드 챔프전 이끌다

미국프로농구(NBA)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28일(한국시간) 보스턴에서 열린 동부콘퍼런스 파이널 7차전에서 덩크슛을 하고 있다. 제임스는 이날 단 1분도 쉬지 않고 4쿼터 내내 뛰면서 35득점 15리바운드 9어시스트라는 괴물 모드를 발휘, 팀의 NBA 파이널 진출을 이끌었다. AP뉴시스


최종 7차전 48분 내내 코트 누벼 35득점 15리바운드 9도움 활약
PO에선 매 경기 평균 41.3분 뛰어


경기종료까지 1분8초, 수비 리바운드를 따낸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거침없이 앞으로 내달렸다. 제임스를 따라잡지 못한 보스턴 셀틱스의 마커스 모리스가 뒤에서 제임스의 양 어깨를 짓눌렀다. 선수 한 명을 등에 업은 꼴이었지만 제임스는 균형을 잃지 않고 솟구쳤다. 리드 폭을 9점으로 벌리는 득점에 추가 자유투. 승리를 직감한 제임스가 포효한 반면 ‘레츠 고 셀틱스’를 외치던 보스턴 TD가든은 일순 고요해졌다.

클리블랜드는 28일(한국시간) 보스턴과의 미국프로농구(NBA) 동부콘퍼런스 파이널 최종전에서 87대 79로 승리, 시리즈 전적 4대 3으로 NBA 파이널에 진출했다. 5차전까지 보스턴에 2-3으로 끌려갔지만 6, 7차전을 잇따라 따낸 뒷심의 승리였다. 클리블랜드는 4시즌 연속 파이널 진출이다. 탈락 여부가 갈리는 최종전에 강한 제임스의 진가가 드러난 경기이기도 했다.

제임스는 이날 35득점 15리바운드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단 1차례도 벤치로 물러나지 않고 48분 내내 코트를 달린 결과였다. 상대 진영으로 공을 몰고 전진하는 역할부터 패스, 슛 등 모든 공격 과정에 제임스가 관여했다. 체력이 바닥난 상태에서도 속공을 망설이지 않았고, 고비마다 3점슛을 터뜨려 TD가든의 분위기를 가라앉혔다.

주포 케빈 러브가 뇌진탕 증세로 빠진 클리블랜드는 1쿼터를 18-26으로 끌려갔다.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을 업은 보스턴의 제이슨 테이텀(24득점)과 알 호포드(17득점)는 내외곽에서 고르게 득점하며 신을 냈다. 루키인 테이텀은 제임스를 앞에 두고 덩크슛을 내리꽂기도 했다.

하지만 클리블랜드는 후반 수비 집중력을 바탕으로 조금씩 우위를 점했다. 제임스의 투혼을 지켜보는 팀원들의 슛 감각도 살아났다. 제프 그린(19득점)과 JR 스미스(12득점)가 제임스의 패스를 받아 잇따라 3점슛을 성공시켰다. 종료 1분여를 남기고 점수 차가 10점으로 벌어지자 보스턴 선수들은 고개를 숙였다.

제임스는 종료 버저가 울린 뒤 시리즈 내내 자신을 괴롭힌 보스턴 선수들을 하나하나 끌어안았다. 루키 테이텀과는 유독 오래 이야기를 나눴고, 둘은 서로의 가슴팍을 치곤 헤어졌다. 제임스는 경기장 한 켠에 마련된 동부콘퍼런스 파이널 우승 축하 장소로 걸어가서는 다른 동료들처럼 환호하지 못하고 바닥에 드러누웠다. 타이론 루 감독이 제임스를 가리키며 “세계 최고의 선수”라고 말했다. 겨우 일어난 제임스는 “내게 헤드라인이 집중되지만 농구는 팀 스포츠”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1984년생인 제임스는 올 정규시즌 82경기에 모두 출장했다. 플레이오프에서는 매 경기 평균 41.3분을 뛰며 33득점 8.8리바운드 8.8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승리로 연결되는 버저비터만 2차례였다. 우승 열망으로 가득한 제임스에게 체력은 문제가 안 된다. 제임스는 “주스가 더 이상 나오지 않을 때까지 오렌지를 짜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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