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팝 빌보드 도전사… 싸이 ‘강남스타일’ 7주 연속 2위 열풍



김범수 ‘하루’ 2001년 첫 노크… 보아, 앨범차트 127위까지
원더걸스 ‘노바디 ’로 2009년 ‘핫 100’ 진입 성공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 중 하나인 ‘빌보드 200’ 정상을 차지한 것은 팝의 역사에 기록될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평가된다. K팝이 방탄소년단을 통해 난공불락처럼 여겨지던 미국 음악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성공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국 가수의 빌보드 도전 역사가 시작된 건 2001년이었다. 김범수는 당시 자신의 히트곡 ‘하루’를 영어로 리메이크한 곡으로 빌보드 ‘핫 싱글즈 세일즈’ 차트 51위에 올랐다. ‘핫 100’ 진입에 성공한 첫 사례는 걸그룹 원더걸스의 ‘노바디’였다. 이 곡은 2009년 10월 ‘핫 100’에서 76위를 기록했다. ‘빌보드 200’에 처음 진입한 가수는 보아였다. 보아는 2009년 3월 ‘보아’라는 앨범으로 이 차트에서 127위를 차지했다.

빌보드에서 가장 성공한 가수는 싸이였다. 그가 2012년 발표한 ‘강남스타일’은 ‘핫 100’에서 7주 연속 2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싸이의 인기는 ‘반짝 신드롬’ 수준이었다. 이듬해 발표한 ‘젠틀맨’이 ‘핫 100’에서 5위를 차지했으나 이어진 후속곡들의 성적은 초라했다.

하지만 방탄소년단 신드롬은 6년 전 싸이가 일으킨 열풍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방탄소년단은 2015년 처음 ‘빌보드 200’ 진입에 성공한 뒤 차근차근 인지도를 쌓아올리며 세계적인 그룹으로 성장했다. 음악 웹진 아이돌로지 편집장인 미묘는 “빌보드 메인차트에서 정상을 차지한 건 열성 팬들의 힘이 크게 작용한 결과이지만, 팬덤 덕분에 정상에 등극했다고 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방탄소년단은 미국 곳곳에 있는 마트에도 음반이 진열돼 있을 만큼 누구나 아는 보이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서 K팝은 자국의 본토 밖에서 기원한 음악을 일컫는 ‘월드뮤직’ 장르로 분류되는데, 월드뮤직 음반이 ‘빌보드 200’ 정상을 차지한 건 처음 있는 일이다. 1894년 미국 뉴욕에서 창간한 빌보드는 1950년대 중반부터 대중음악 인기 순위를 발표하고 있다.

박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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