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마가 진짜” 방탄소년단(BTS), 韓가수 최초 빌보드 정상

미국 빌보드 정상에 오른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제이홉 정국 뷔 진 RM 슈가 지민(왼쪽부터). 리더인 RM은 “1위를 했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전 세계 모든 아미(팬클럽)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빌보드 200’ 정상에 등극한 방탄소년단 정규 3집 음반 재킷.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방탄소년단의 차트 1위 소식을 알린 빌보드 뉴스 화면 캡처.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판매량·스트리밍 합산 순위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 3주째 1위
美 가수 말론 제쳐… 외국어 음반으론 12년 만에
SNS 활용 해외 팬덤 구축… 자신들만의 이야기로 교감
문 대통령 “한국 대중음악 세계무대 향해 한 단계 도약”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빌보드 차트 정상에 올랐다. 한국 대중음악 100년 역사에서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꿈을 20대 청년 7명이 현실로 만들어낸 것이다. K팝의 쾌거라는 평가와 함께 한국 대중음악이 새로운 부흥기를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미국 음악매체인 빌보드는 27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 정규 3집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빌보드 200’ 정상에 올랐다고 밝혔다. ‘빌보드 200’은 앨범 판매량과 스트리밍 성적 등을 토대로 순위를 매기는 앨범차트다. 최고 인기곡을 가리는 싱글차트 ‘핫 100’과 함께 빌보드의 메인차트로 통한다.

한국 가수가 이 차트 1위에 오른 건 처음이다. 영어가 아닌 외국어 앨범이 정상에 랭크된 것 역시 팝페라 그룹 일디보의 음반 ‘앙코라(Ancora)’ 이후 12년 만이다. ‘핫 100’에서는 2012년 가수 싸이가 세계적인 신드롬을 일으킨 ‘강남스타일’로 7주 연속 2위를 차지했었다.

빌보드는 “방탄소년단 3집은 지난 24일까지 집계한 성적에서 13만5000점을 획득했다”며 “이 같은 수치는 올해 출시된 그룹 음반 중에서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탄소년단이 3주째 1위를 달리던 미국 가수 포스트 말론을 제쳤다는 사실을 전하면서 “이번 주는 방탄소년단뿐 아니라 K팝 전체에 대단한 한 주가 됐다”고 보도했다.

사실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정상 등극은 얼마간 예견된 일이었다. 지난 18일 발매된 이들의 신보는 65개국 아이튠스 ‘톱 앨범’ 차트 1위에 랭크되며 돌풍을 일으켰다. 빌보드는 지난 21일 “방탄소년단 3집은 화려하게 차트에 진입할 것”이라며 ‘빌보드 200’에서 1위나 2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방탄소년단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전작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는 ‘빌보드 200’에서 7위를 기록했었다.

2013년 데뷔한 방탄소년단은 2015년 발표한 미니음반 ‘화양연화 파트.2’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세계적인 팀으로 발돋움했다. 이들의 인기를 이끈 끌차 역할을 한 건 팬클럽 ‘아미(ARMY)’였다. 팬들은 군대를 뜻하는 팬클럽 이름처럼 이 팀의 앨범이 출시되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신보 소식을 세계 곳곳에 알렸다. 서정민갑 음악평론가는 “방탄소년단은 데뷔할 때부터 SNS를 활용해 해외 팬덤을 구축하는 데 주력했고, 이런 노력이 좋은 성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정상 등극이 다른 K팝 가수에게도 좋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동윤 음악평론가는 “과거 소녀시대나 슈퍼주니어가 유럽에서 인기를 끌면서 K팝이 유럽 전체에 영향력을 미치기 시작한 점을 생각해봐야 한다”며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방탄소년단을 통해 K팝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트위터에 축하 메시지를 띄웠다. 문 대통령은 “세계의 젊은이들이 방탄소년단의 노래와 춤, 꿈과 열정에 위안을 받고 용기를 얻었다”며 “한국 대중음악은 세계무대를 향해 한 단계 더 도약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10대들에게 가해지는 편견과 억압을 막아내겠다는 뜻의 방탄, 지금부터 진, 슈가, 제이홉, RM, 지민, 뷔, 정국 일곱 소년의 이름 하나하나를 기억해야겠다. 고맙다”고 했다.

주요 외신들도 방탄소년단의 빌보드 정상 등극 소식을 일제히 보도했다. 프랑스 AFP 통신은 “방탄소년단이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고 치켜세웠고 미국 음악매체인 롤링스톤은 “방탄소년단이 공식적으로 미국 시장을 점령했다”고 평가했다.

박지훈 조성은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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