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손’… 에이스의 진면목 보여줬다



러시아월드컵 최종 모의고사에 돌입한 ‘신태용호’가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을 2대 0 승리로 장식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은 전방에서 유기적인 패스 플레이와 빠른 공격 전개를 통해 온두라스 수비진을 쉴 틈 없이 흔들며 값진 승리를 따냈다. 특히 나란히 A매치 데뷔전을 치른 이승우(베로나)와 문선민(인천)은 모두 공격포인트를 올리며 합격점을 받았다.

한국과 온두라스의 평가전이 열린 28일 대구 스타디움. 신 감독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 공언한대로 4-4-2 포메이션을 선택했다. 온두라스를 러시아월드컵에서 맞붙을 ‘가상의 멕시코’로 설정하고 김영권(광저우) 정승현(사간도스) 홍철(상주) 고요한(서울)으로 이어지는 포백 수비를 가동했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은 투톱 공격수로 이름을 올렸고, 이승우와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 정우영(고베), 주세종(아산)이 미드필더로 선발 출장했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전방 압박 수비를 펼쳤다. 손흥민과 황희찬은 상대 수비 뒷공간을 노리는 침투 플레이와 과감한 드리블 돌파를 통해 슈팅 기회를 노렸다. 여기에 성인 무대에 첫 선을 보인 이승우가 가세해 공격 삼각편대를 이루며 빠른 공격이 전개됐다.

전반에는 득점 없이 비겼지만 후반 들어 축구팬들이 기대했던 장면들이 쏟아져 나왔다. 후반 14분 중원에서 상대 공을 뺏은 이승우가 재빠르게 드리블로 치고 올라가 페널티 박스 밖에 서 있던 손흥민에게 패스했다. 손흥민은 이를 놓치지 않고 강력한 왼발슛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후반 27분에는 문선민이 사고를 쳤다. 왼쪽 측면에서 올라온 황희찬의 땅볼 패스를 이어받은 문선민은 침착하게 수비를 제치고 왼발슛으로 한국에 두 번째 골을 안겼다. 이후 종료 휘슬이 나올 때까지 더 이상의 점수 변화는 없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이승우였다. 이승우는 데뷔전임에도 전혀 주눅이 들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줬다. 수비수 두 세명을 제치는 폭발적인 드리블도 선보였고 한 박자 빠른 슈팅과 패스로 상대를 농락했다. 골을 넣은 문선민과 함께 데뷔전에서 만점 활약을 보임에 따라 월드컵 최종 명단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다만 소속팀 주전 경쟁에 밀려 대부분의 시간을 벤치에서 보낸 이청용은 경기 감각이 예전만 못해 우려를 자아냈다. 패스 연결도 매끄럽지 못했고 볼 경합 과정에서 몇 차례 쓰러지면서 후반 10분쯤 부상으로 교체됐다.

신 감독은 “선수들의 부상이 많아 분위기가 침체될 것을 우려했는데, 새 얼굴들이 투입돼 투지 넘치는 플레이를 해줘 전체적으로 살아났다”고 밝혔다. 이어 이승우의 경기력에 대해 “역시 센스 넘치는 축구를 펼쳐 보였고 내가 원하는 플레이를 잘 파악해서 해줬다”고 칭찬했다.

신태용호는 다음 달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가상의 스웨덴’으로 삼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41위)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대구=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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