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경협 잰걸음… 롯데 “대북사업 재도전” KT ‘남북협력TF' 식품업계 ‘기대’



◆ 롯데 “대북사업 재도전”
TF 곧 구성… 먹거리 분야 진출 검토 “개성공단 초코파이 인연 이어갈 것”


롯데그룹이 남북 화해 무드를 타고 대북 사업에 재도전한다.

롯데지주 관계자는 29일 대북 관련 사업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채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롯데지주가 중심이 돼 식품, 유통 등 그룹 계열사들과 대북 사업 계획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제과, 음료 등 먹거리 분야 진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 명예회장이 대북 사업에 큰 관심을 갖고 있어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왔다. 롯데는 1995년 그룹 내에 있던 북방사업추진본부를 설립하고 북한 현지에 초코파이 및 생수 공장 설립을 추진한 바 있다. 롯데제과는 1998년 정부로부터 남북협력사업자로 승인까지 받았다. 하지만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개성공단에 2008년 6월부터 2014년 말까지 초코파이를 납품하면서 대북 사업의 끈을 놓지 않았다. 롯데가 개성공단에 납품한 초코파이는 총 123만 박스, 122억원어치에 달한다. 하지만 개성공단이 폐쇄되면서 이마저 중단됐다.

대북 사업을 재추진하는 롯데는 20여년 전 당시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북한의 도로, 전기, 철도, 물류 등 낙후된 인프라의 개선 상태를 파악하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 KT, 남북협력 TF 출범
TF장에 구현모 경영기획부문장 그룹 차원서 ICT교류 지원 방침


KT가 지난 10일 출범한 남북협력사업개발TF 인사를 단행했다.

KT는 남북협력사업개발TF장에 구현모 경영기획부문장(사장)을 임명(겸직)했다고 29일 밝혔다. TF 내 4개 분과장은 부문장급이 맡았다. 대정부지원분과장은 CR부문장 박대수 전무, BM/인프라분과장은 미래융합사업추진실장 윤경림 부사장, 그룹사분과장은 KT스카이라이프 강국현 사장, 지원분과장은 경제경영연구소장 김희수 전무가 각각 겸직한다. KT는 “그룹 차원에서 남북 간 경제협력 및 정보통신기술(ICT) 교류를 지원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남북협력사업개발TF는 정부의 대북 협력사업 지원은 물론 소프트웨어(SW) 개발 협력 등 ICT 사업 추진의 마스터플랜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대정부지원분과는 정부 정책 지원과 함께 사업자 간 협업을 조정한다. BM/인프라분과는 경제협력지구 통신망, IT 인프라 구축과 함께 전용회선, 무선, 클라우드 등에서 사업협력 기회를 모색한다. 그룹사분과는 KT 남북 협력사업과 연계한 사업을 추진하고, 지원분과는 남북 협력 업무를 담당하며 대북사업을 위한 연구와 컨설팅을 제공한다. 구 사장은 “그룹 역량을 적극 활용해 남북 협력 시대가 본격화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주환 기자

◆ 北인연 식품업체 큰 기대
샘표·오뚜기·오리온·풀무원 등 과거 북한 돕기로 인연 이어와


창업주가 북한 출신인 기업들은 한반도에 불고 있는 훈풍에 기대가 크다. 우리와 식성이 같아 진출할 경우 성공 가능성이 높은 식품업계는 특히 그렇다. 29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샘표, 오뚜기 등은 창업주가 북한 출신으로 그동안 북한 돕기에 힘을 보태며 인연을 이어왔다.

샘표를 세운 고(故) 박규회 선대회장은 함경남도 흥남 출신이다. 1946년 남쪽으로 내려온 뒤 피난민에게 장을 공급하기 위해 장류사업을 시작했다. 2대 박승복 회장도 함경북도 함주 태생으로, 1990년대 초 대한적십자사 서울지사 회장과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이사를 지내며 북한 아동 돕기 구호활동을 펼쳤다. 3대 박진선 사장은 2007년 간장 된장 고추장 200상자를 ‘북한 장류제품 보내기운동'을 통해 북녘 땅에 보내기도 했다.

함경남도 원산 출생인 고 함태호 명예회장이 창업한 오뚜기는 북한 어린이 돕기를 꾸준히 해 왔다. 2007년 후원금 4300여만원을 북한결핵어린이돕기운동본부에 전달했다. 2013년에는 북한의 굶주린 어린이들을 위해 쇠고기 수프 30t을 보냈다. 이밖에 오리온의 고 이양구 선대회장은 함경남도 함주군, 풀무원의 모태가 된 ‘풀무원농장’을 세운 고 원경선 원장은 평안남도 중화군 출신으로 북한과 인연이 깊다.

김혜림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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