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고위급 회담이 다음 달 1일 재개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6일 정상회담에서 고위급 회담을 비롯한 판문점 선언 이행 조치를 재확인한 데 따른 후속 조치들이다.
고위급 회담에서는 판문점 선언에 담긴 철도·도로 연결 및 경제협력 사안은 물론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도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위급 회담 우리 측 수석대표를 맡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30일 주한 ‘유럽연합(EU)’회원국 대사 대상 정책설명회에서 “회담에서는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설치 문제와 현 단계에서 가능한 남북공동사업 등을 협의할 계획”이라며 “경제협력 사업은 비핵화가 진전돼 여건이 진전된 다음에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 측에서는 고위급 회담에 조 장관을 비롯해 김정렬 국토교통부 2차관, 노태강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 김남중 통일부 통일정책실장, 안문현 국무총리실 심의관이 나선다. 북한은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위원장을 수석대표로 김윤혁 철도성 부상, 원길우 체육성 부상, 박용일 조평통 부위원장, 박명철 민족경제협력위원회(민경협) 부위원장이 회담에 참석한다.
김 부상은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 연결 사업과 관련해 김 2차관과 의견을 나눌 것으로 예상된다. 박명철 부위원장은 각종 남북 경제협력 사업 논의를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민경협은 남북 경제협력 사업을 총괄해 왔다.
최근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관영매체가 언급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과 여종업원 송환 문제 등을 북한이 꺼내든다면 회담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반면 북한 역시 고위급 회담에서 성과를 내기 위해 무리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정부 소식통은 30일 “만약 북한이 고위급 회담에서 여종업원 송환 문제를 들고 나온다면 그것은 사실상 회담을 결렬시키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남북 정상이 두 번째 정상회담에서 고위급 회담 개최에 합의한 이상 북한 당국자들이 회담을 깰 만한 현안을 거론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