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빌보드 싱글 10위’ 비결은… “공장서 찍어낸 것 같지 않다”

미국 빌보드 음반차트인 ‘빌보드 200’ 정상에 등극한 데 이어 싱글차트인 ‘핫 100’에서도 10위권 진입에 성공한 그룹 방탄소년단. 빅히트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번 음반을 준비하면서 멤버들끼리 정한 목표가 있었어요. 일단 ‘빌보드 200’에서 1위를 해보는 것, 그리고 ‘핫 100’ 10위권에 진입하는 거였어요.”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인 RM은 지난 24일 국내 매체들과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렇게 말했다. 미국 빌보드 메인차트는 앨범 단위로 랭킹을 매기는 음반차트 ‘빌보드 200’과 가장 인기 있는 곡을 가리는 싱글차트 ‘핫 100’으로 나뉜다.

RM은 “‘핫 100’의 ‘톱 10’은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곡들이 경합하는 자리”라며 “콘크리트처럼 뚫기 힘든 순위권이어서 10위권에 드는 게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핫 100’의 ‘톱 10’ 진입이 지금 당장은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뜻으로 들리는 발언이었다.

하지만 이들이 꿨던 꿈이 이제 모두 현실이 됐다. 정규 3집인 ‘러브 유어셀프 전 티어(LOVE YOURSELF 轉 Tear)’가 ‘빌보드 200’ 정상에 등극한 데 이어 타이틀곡 ‘페이크 러브(FAKE LOVE)’가 ‘핫 100’에서 ‘톱 10’에 이름을 올렸기 때문이다.

빌보드는 29일(현지시간) 방탄소년단의 ‘페이크 러브’가 ‘핫 100’에서 10위를 차지해 K팝 그룹 최초로 이 차트 10위권에 진입했다고 밝혔다. ‘페이크 러브’는 우울한 분위기를 띠는 댄스곡으로 이별의 아픔을 담아낸 노래다.

‘핫 100’에서 과거 최고의 성적을 거둔 K팝은 2012년 7주 연속 2위를 차지한 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이었다. 싸이가 이듬해 내놓은 후속곡 ‘젠틀맨’은 5위까지 기록했었다.

방탄소년단은 ‘빌보드 200’에선 2015년부터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지만 ‘핫 100’에 처음 이름을 올린 건 지난해였다. 전작인 ‘러브 유어셀프 승 허(LOVE YOURSELF 承 Her)’의 타이틀곡 ‘DNA’는 지난해 10월 이 차트에서 67위를 차지했다. 같은 해 12월에 발표한 ‘마이크 드롭(MIC Drop)’ 리믹스 버전은 28위에 랭크됐다.

방탄소년단의 행보에 놀라워하는 주요 외신들의 보도도 이어지고 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방탄소년단은 수많은 ‘최초’를 만들어냈다”며 “이들의 성공은 팬클럽인 ‘아미’가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CNN은 빌보드 칼럼니스트인 제프 벤저민을 인터뷰했다. 벤저민은 “K팝은 그동안 ‘공장에서 찍어낸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방탄소년단은 직접 자신들의 노래를 만들었다”며 “K팝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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