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어느덧 30대 접어들어 이번이 마지막 월드컵 될 듯
매번 팀 동료들 도움 못 받아 아직 월드컵 우승 꿈 못 이뤄
러서 진정한 ‘황제’ 등극 도전
‘축구의 신’이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31·FC 바르셀로나)가 이루지 못한 업적이 하나 있다. 바로 월드컵 우승이다. 어느덧 메시는 30대의 나이에 접어들었다. 사실상 러시아월드컵은 메시가 고국 아르헨티나의 유니폼을 입고 나서는 마지막 무대가 될 전망이다. 그는 러시아에서 월드컵 무관의 한을 푼 뒤 진정한 축구 황제로 등극하는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만약 할 수만 있다면 바르셀로나에서 따낸 우승 트로피 몇 개를 국가대표팀을 위한 하나의 트로피와 바꾸고 싶다.” 메시는 지난 28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의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가 얼마나 월드컵 우승 트로피를 간절히 원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메시는 월드컵 우승만 빼놓고 이룰 것은 다 이뤘다. 축구선수에게 주는 최고 상인 ‘발롱도르’ 5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득점왕 5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득점왕 4회 등 그간 받을 수 있는 개인상은 모조리 휩쓸었다. 2004년 바르셀로나에 입단한 뒤 리그 우승을 아홉 차례나 이끌었다.
메시는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 절호의 우승 기회를 잡았다. 4골 1도움을 기록하며 아르헨티나를 결승으로 이끌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는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0대 1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메시는 팀이 2위에 머물렀음에도 뛰어난 퍼포먼스로 월드컵 최우수선수에게 주어지는 골든볼을 수상했지만 허탈함은 감출 수 없었다. 월드컵에 이어 이듬해 남미국가들의 대항전인 코파아메리카에서 우승을 놓치자 메시는 잠시 국가대표 은퇴를 선언했다가 복귀하는 일도 있었다.
바르셀로나 유스 출신인 메시는 과거 스페인으로부터 귀화 제안을 받기도 했다. 이를 받아들였다면 이미 월드컵 우승을 한 번 이상 경험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많았다. 그러나 메시는 “아르헨티나 유니폼을 입고 거두는 승리가 특별하다. 아르헨티나 이외 국적으로 뛰는 것은 상상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강조해왔다. 그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은 고국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인 것이다.
메시는 올 시즌에도 최상의 축구 실력을 뽐냈다. 시즌 55경기에 출전해 47골을 퍼부었다. 리그에서는 35경기 34골로 2년 연속 득점왕에 올랐다. 그가 최고 선수 중 한 명이라는 것에 이견을 다는 이는 없다.
관건은 아르헨티나 동료들의 분발이다. 메시는 역대 A매치 120경기에 나서 66골을 넣었지만 월드컵에서 동료들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아르헨티나는 메시와 곤살로 이과인, 파울로 디발라(이상 유벤투스), 세르히오 아구에로(맨체스터 시티)로 꾸려진 최고의 공격진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앙헬 디 마리아, 지오반니 로 셀소(이상 파리 생제르맹) 마누엘 란시니(웨스트햄 유나이티드) 루카스 비글리아(AC 밀란) 등이 주축이 된 미드필더 라인도 화려하다. 전 세계 각 리그 명문 클럽에서 활약 중인 이들이 메시를 중심으로 결속하는 것이 월드컵 우승을 향한 아르헨티나의 마지막 과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