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입장 차 최대한 좁혀 靑 “진행 순조… 좋은 결실 기대” 트럼프 “잘 진행되고 있다”
김영철, 中서 미국으로 출발… 오늘 뉴욕서 최종 확정 예상
조명균 “비핵화 불가능 아냐”
북한과 미국이 30일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6·12 북·미 정상회담 의제 조율을 위한 실무 협상을 마무리했다. 양측은 북한의 중대한 선제조치와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 방안이 담긴 초안을 작성해 본국에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바탕으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은 이르면 30일(현지시간) ‘뉴욕 담판’을 통해 정상회담 개최 여부와 의제를 최종 확정할 것으로 보인다.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가 이끄는 미국 협상팀은 오전 10시부터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 등 북측 대표단과 통일각에서 실무회담을 했다. 북·미는 지난 27일 한 차례 실무협상을 하고 28∼29일 숨고르기를 한 뒤 이날 다시 만났다. 양측은 본국과의 교신을 거쳐 1차 회담에서 확인된 입장 차를 할 수 있는 데까지 좁힌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소식통은 “북·미 간 판문점 회담에서 할 수 있는 협의는 사실상 끝났다”며 “공은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뉴욕 회동으로 넘어갔다”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진행 과정을 보면 순조롭게 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좋은 결실을 맺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 정부는 최근 진행된 북·미 협상 관련 긍정 신호를 내놓고 있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29일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주에 진행 중인 회담들은 확실히 진전의 신호였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간 논의가 아주 잘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미 국무부는 폼페이오 장관이 북·미 고위급 회담을 하기 위해 30∼31일 1박2일 일정으로 뉴욕을 방문한다고 확인했다.
북·미 정상회담을 막후 조율해온 김 부위원장은 30일 오후 중국 베이징 서우두공항에서 CA981편을 타고 뉴욕으로 출발했다. 북한의 대미 외교 실무자인 최강일 외무성 북아메리카국장 대행과 김성혜 통전부 통일전선책략실장이 김 부위원장을 수행했다. 김 부위원장은 기내에서 취재진이 방미 목적 등을 묻자 아무 답변을 하지 않는 등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외교소식통은 “김 부위원장은 폼페이오 장관의 두 차례 방북에 대한 답방으로 뉴욕을 방문해 북·미 정상회담 전 최상의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성사에 화룡정점을 찍을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김 부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면담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소식통은 “김영철이 비핵화 관련 일종의 ‘항복 문서’를 들고 가지 않는 한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워싱턴으로 불러들이는 건 성급한 감이 있다”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서울 종로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주한 유럽연합(EU) 회원국 대사 대상 정책설명회에서 “북·미 간 한반도 비핵화 간격을 좁히는 게 쉽지 않겠지만 불가능한 것만은 아니라는 게 저희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