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와일드와일드웨스트(격전지 서부지구)’다. 전통적으로 메이저리그(MLB)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는 어느 한 팀의 독주를 허용하지 않고 치열한 순위 싸움이 펼쳐져 와일드와일드웨스트로 불린다.
지난해 NL 서부지구에서는 다섯 팀 중 세 팀이 가을야구를 치렀다. LA 다저스가 지구 우승팀이었고 지구 2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3위 콜로라도 로키스가 NL 와일드카드결정전을 치렀다. 올 시즌 서부지구도 1일 현재 1위 콜로라도와 공동 3위인 다저스·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승차가 4경기다. 꼴찌인 샌디에이고 파드레스도 1위와 6경기차여서 포기하기에는 이르다. 연패나 연승을 하면 순식간에 순위가 뒤집어지는 구도다.
NL 하위팀 신시내티 레즈와 마이애미 말린스에 충격의 6연패를 당한 다저스의 반등이 돋보인다. 지난달 18일 6연패를 끊은 이후 1일까지 10승 4패를 기록하며 한때 3할대로 떨어졌던 승률을 4할6푼대까지 올렸다. 야시엘 푸이그, 저스틴 터너 등 부상자들이 돌아온 뒤 타선에 힘이 생겼고 노장 맷 켐프(타율 0.337)가 상승세를 이끌고 있다. 투수들의 줄부상 속에서도 대체 선발 로스 스트리플링과 워커 뷸러가 기대 이상의 선전을 보여주고 있고 불펜진도 안정감을 되찾았다. 이날 부상 복귀전을 치른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도 5이닝 1실점 5탈삼진의 건재를 과시했다. 다만 이날 커쇼가 허리를 다쳤는데 자칫 부상자 명단에 또다시 오르면 다저스로서는 타격이 될 수 있다.
시즌 초 파죽지세로 1위를 달렸던 애리조나는 현재 지구 2위로 밀려났다. 지난해 36홈런과 120타점을 올린 폴 골드슈미트가 올들어 타율 0.209 7홈런으로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것이 뼈아프다. 믿었던 에이스 패트릭 코빈(5승 2패)도 지난 31일 6이닝 6실점으로 무너지는 등 하향세다. 그나마 마무리 브래드 박스버거(평균자책점 1.80 13세이브)를 위시한 철벽 불펜진이 위안이다.
1위 콜로라도는 놀란 아레나도(0.319 11홈런)와 찰리 블랙몬(0.276 12홈런) 등 강타선을 앞세워 애리조나와 1.5 경기차를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확실한 에이스가 없다는 점이 장기 레이스에서 고민이다.
샌프란시스코는 에반 롱고리아, 앤드류 맥커친 등 베테랑들이 서서히 저력을 발휘 중이다. 특히 부상에 시달리다 오는 6일 올 시즌 첫 등판을 앞둔 에이스 매디슨 범가너의 존재는 팀에 천군만마나 다름없다. 포스트시즌 진출권을 두고 펼쳐질 서부지구의 불꽃 튀는 대결에 야구팬들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