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강행 마지노선 ‘승점 4점’… 수비 조직력이 답


‘가상 스웨덴’ 보스니아와 평가전 스리백 전술·역습 체계들 점검
사전훈련지 오스트리아에서도 수비수끼리 호흡 맞추는 데 주력
전방 향한 정확한 패스도 연습


2018 러시아월드컵 16강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한국 축구 대표팀이 1일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을 끝으로 국내에서의 준비 과정을 모두 마무리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가상의 스웨덴’ 보스니아를 상대로 정예 멤버를 가동하며 스리백 전술과 역습 체계들을 점검했다. 신태용호는 경기 후 출정식을 통해 팬들 앞에서 선전을 다짐했다.

선수들 스스로 겸허한 마음으로 ‘F조 최약체’를 자처하는 만큼, 한국은 ‘선 수비 후 역습’의 전략으로 본선 무대에 임할 전망이다. 목표로 하는 승점 4점을 위해서는 전원 수비를 불사하면서도 역습 찬스에서는 모두가 공격에 가담하는 적극성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나온다.

문제는 수비 조직력

월드컵 사전훈련지인 오스트리아에서 대표팀이 풀어야 할 과제는 수비 조직력이다. 한국은 스웨덴과의 첫 경기(6월 18일)까지 남은 기간 동안 수비수들끼리의 호흡을 맞추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그동안 한국 수비수들은 동료의 위치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판단하고 빨리 이동하는 것, 그리고 볼을 지키는 ‘발밑 기술’이 좋지 못했다”고 기본기와 조직력을 동시에 지적했다.

실제 한국 대표팀 경기에서는 수비수들이 자신의 위치를 제대로 찾지 못하고 순간적으로 스트라이커들을 놓치는 장면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상대가 들어올 때 어느 방향으로 몰 것인지, 근처의 누가 어떻게 도움 수비에 나설 것인지 등이 약속되지 못한 모습이었다. 전력이 약한 온두라스와의 평가전에서는 이렇다할 위기 상황이 없었다. 하지만 에딘 제코, 피랄렘 피야니치 등 이탈리아 세리에A의 대표 스타들을 포함한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서는 한국 수비진이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스웨덴, 멕시코, 독일에 맞서서는 볼 점유율에서 뒤지는 싸움을 할 가능성이 크다. 본선 상대들은 온두라스와는 차원이 다른 빠른 공격을 펼친다. 결국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서는 볼을 소유한 한정적인 시간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보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위원은 “수비수들이 전방을 향해 정확한 패스를 가끔이라도 찔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신 감독의 수비 조합은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는 포백, 보스니아와의 경기에서는 스리백이었다. 전문가들은 “스리백이나 포백은 경기 중에도 바뀔 수 있다”며 포메이션이 중요한 건 아니라는 의견을 편다. F조에서 만날 독일도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한다.

후방 수비수가 몇 명이냐와 무관하게 전원이 수비를 할 각오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설위원 출신인 신문선 명지대 교수는 “볼을 빼앗기면 수비수 4명에게만 부담을 주지 말고, 11명이 모두 수비해야 한다”고 했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FC바르셀로나처럼 공격수부터 수비를 한다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다행히 온두라스와의 경기에서는 우리 공격수들이 그러한 전방 압박을 잘 해냈다고 한다.

웅크리기만 해선 안 된다

그렇다고 완전히 자기 진영에 틀어박혀서는 곤란하다. 공격을 할 때에도 11명 전체가 나서는 적극적인 모습이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신 교수는 “내려앉아 있기만 하면 위험은 더 커진다”고 했다. 그는 “간헐적으로라도 무서운 역습을 펼쳐야 상대 수비수들이 공격에 덜 가담한다”고 말했다.

‘카운터 펀치’를 날릴 한국 공격진의 면면은 나쁘지 않다. 4년 전 브라질월드컵에서 막내로서 눈물을 흘렸던 손흥민은 어느덧 팀의 기둥이 됐다. 문선민 이승우 등 A매치 데뷔전을 치른 대표팀 신예들도 분위기가 좋다.

열쇠는 기성용에게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손흥민과 황희찬이 슈팅할 수 있도록 상대 뒷공간을 향해 길게 떨어뜨려주는 패스가 절실하다”며 “이런 점에서 기성용은 한국의 핵심 자원”이라고 했다. 기성용은 가끔 후방으로 내려와 중앙 수비진을 보완하는 역할도 해야 한다.

한국의 남은 과제는 결국 빠른 스타팅 멤버 결정과 그에 따른 공격 패턴 확립이다. 상대의 공격을 끊어낸 뒤 어떤 역습을 전개할 것인지 확실한 약속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신 교수는 “빼앗은 볼을 측면으로 보내 올라간 뒤 중앙에서 손흥민이 마침표를 찍는다든지 하는 분명한 패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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