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사진) 미국 대통령이 유럽과 캐나다, 멕시코산 수입 철강에 고율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대해 미국 내에서는 ‘자충수’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온라인 경제전문매체 쿼츠는 30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부과 때문에 미국인 14만6000여명이 일자리를 잃게 됐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을 전했다.
관세 부과 조치는 미 철강산업계 내 일부 일자리를 보호할 수 있겠지만 그로 인해 잃게 될 일자리가 훨씬 더 많다고 쿼츠는 지적했다. 철강업계의 고용 규모가 자동차업체처럼 수입 철강으로 제품을 만드는 산업에 크게 못 미치기 때문이다. 미국 내 철강제조업 종사자는 40만명이지만 철강 의존 산업에서 일하는 사람은 450만명이다.
팀 워스톨 애덤스미스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워싱턴이그재미너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이 아니라 미국인들에게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역에서 근본적인 오해 중 하나가 ‘누가 관세를 지불하느냐’인데 돈을 내는 사람은 ‘보호 장치’ 안에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미 정부가 유럽산 수입 철강에 부과하는 세금은 유럽 기업이나 유럽인이 아니라 미국의 수입업자들이 내는 것으로 이 부담은 결국 미국 소비자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여당인 공화당 내에서도 우려와 반대가 잇따르고 있다. 공화당 서열 1위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나는 관세 부과에 동의하지 않는다”며 “미국 노동자와 소비자를 도울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이 있다”고 말했다. 하원 세입위원장인 케빈 브래디 공화당 의원은 “관세가 엉뚱한 목표를 타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