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만간 직원 파견… 이달 말까지 개소식 열 듯
6·12 이틀 뒤 남북 군사회담 남북-북·미 대화 선순환 이뤄질지 판가름 나는 셈
올 들어 세 번째 남북 고위급 회담이 무난히 합의를 이루면서 남북관계 해빙 무드는 더욱 본격화될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북한 비핵화 진전과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완화·해제 등 상황을 지켜보며 경제협력 등 심도 있는 남북교류 사업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고위급 회담 합의사항 중 가장 주목할 만한 내용은 개성공단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개설이다. 기존 남북 간 소통은 정상 간 핫라인과 판문점 연락관 채널, 군 통신선 채널 등 통신 위주로 이뤄졌다. 양측 당국자가 함께 머물며 남북관계 현안 전반을 놓고 수시로 소통한 사례는 없었다.
통일부는 1일 회담 종료 후 배포한 자료에서 “연락사무소 개설로 남북 간 상시 대화가 가능해지고 남북교류 협력을 북측 지역에서 지원함으로써 남북교류 협력의 획기적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현지 시설 점검과 개·보수 등을 위해 조만간 개성공단에 직원을 파견할 계획이다. 개성공단에 우리 측 인원이 들어가는 것은 2016년 2월 공단 가동 중단 이후 처음이다. 남북은 우리 측 인원 상주 등 공사 관련 제반 협의를 위해 임시공동연락사무소를 설치하기로 합의했다.
연락사무소는 이르면 이달 말까지는 개소식을 열 것으로 보인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브리핑에서 “최대한 이른 시일 내에 연락사무소를 설치하자는 데 의견 접근을 봤다”고 말했다.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은 “(이달 안에 열릴지) 시간이 증명해줄 것”이라고 말했다.
6·12 북·미 정상회담 이틀 후인 14일에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이 열리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른 실무회담과 달리 군사회담은 군사적 긴장 완화가 의제여서 미국의 대북 체제안전 보장 문제와도 일정 부분 관련이 있다. 군사회담에서 남북, 북·미 대화의 선순환이 이뤄질지가 판가름 나는 셈이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미 정상회담 이후 군사적 긴장 완화를 통해 북한 비핵화를 촉진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동해선·경의선 철도·도로 연결 및 보수, 산림 협력은 실무회담이 아니라 분과회의 형식으로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서도 의미 있는 논의는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일부 사업은 대북 제재 위반 논란을 야기할 수 있어 우선 사전 공동연구부터 진행하려는 것이다.
북한이 탈북 여종업원 문제를 공식적으로 거론하지 않은 것도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를 이어가려는 의도로 보인다. 대신 선교사 등 북한에 억류된 우리 국민 6명에 대해서는 남북 간 논의가 있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여종업원 문제가 있음에도 이산가족 회담을 한다는 것은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조성은 이상헌 기자, 판문점=공동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