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에 맞춰 한·미 군사훈련 축소될 듯

사진=AP뉴시스


한·미 양국 국방장관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우호적 여건’을 마련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한이 ‘침략전쟁 연습’이라고 반발해 온 한·미 연합 군사훈련 강도나 미 전략자산 전개 일정이 일부 조정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부 장관과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7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참석을 계기로 양자회담을 진행했다. 양국 장관은 회담 후 공동언론문을 통해 “조만간 개최될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 구축에 있어 역사적인 기회가 될 것이라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를 위한 우호적 여건 조성을 국방 차원에서 뒷받침할 수 있도록 양국 국방장관 간 소통과 공조를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향후 군사 분야 조치를 ‘로키(low key)’로 진행한다는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비핵화 논의 진전에 맞춰 한·미 연합훈련 규모가 축소되거나 미 전략자산의 전개 횟수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매티스 장관이 송 장관과 인사말을 나누며 “우리 생각은 외교관들과 함께한다”고 말한 부분도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미·일 공동훈련에 투입됐던 미국의 B-52 폭격기가 당초 예정과 달리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에 진입하지 않는 등 최근 미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최소화된 상태다.

송 장관은 기조연설 후 질의응답에서 “미래에도 (북한이) 계속 속일 것이라고 생각하면 어떻게 (북한과) 협상하고 평화를 창출하겠느냐”며 “그것은 과거의 일이고 (북한) 지도자가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대 변수는 북·미 간 비핵화 협상 결과다. 군 관계자는 3일 “우호적 여건 조성은 당장 한·미 연합훈련이나 미 전략자산 전개를 중단한다는 게 아니라 대북 압박 차원에서 훈련 일정과 규모, 장면 등을 적극 공개하던 방식을 지양한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또한 한·미 양국은 ‘주한미군은 한반도 비핵화 협상과는 별개’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매티스 장관은 송 장관과의 회담에서 “한반도 안보상황 변화와 무관하게 대한민국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방위공약은 지속·유지될 것”이라며 “주한미군도 현 수준의 전력을 지속·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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